[테크플러스 제주 2020] 한재권 한양대 교수, “로봇이 일자리 위협? 같이 일할 것”

로봇과 공존하며 살아갈 세상,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가 “인간에게 어려운 일이 로봇에게는 쉽고 로봇에게 어려운 일이 인간에게는 쉽다”는 점을 기억할 것을 강조했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테크노파크(원장 태성길)와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신개념 지식융합 콘서트 '테크플러스(tech+) 제주 2020'가 10일 오후 무관객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의 랜선 지식콘서트로 진행됐다.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크로스 테크놀로지와 제주'.

이날 한 교수는 ‘로봇과 함께 살아갈 세상’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인간처럼 이족보행하고 몸짓 언어로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로봇들과 SF영화들을 보며 사람들은 로봇세상을 상상한다. 과연 로봇들이 인간을 뛰어넘어 일자리를 위협하고 대체하는 영화 같은 일이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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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테크플러스 제주에서 ‘로봇과 함께 살아갈 세상’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 ⓒ제주의소리

한 교수는 로봇과 함께 할 세상에서 우리는 우선 올바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로 ‘인간에게 어려운 일이 로봇에게는 쉽고, 로봇에게 어려운 일이 인간에게는 쉽다’는 '모라벡의 역설'을 기억해야 한다는 거다.

그는 “로봇이 인간에게는 굉장히 쉬운 일인데 못하는 일이 많다. 사실 잘하는 일이 굉장히 한정적이다. 로봇이 잘하는 일과 잘 못하는 일을 아는 사람이 로봇세상을 잘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로봇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진 시점으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꼽았다. 사고 당시 아이로봇사에서 만든 군용정찰 로봇이 투입됐으나, 임무를 달성하지 못하고 무선이 끊겨 실패한다. 결국 사람이 들어갔지만 성공 유무는 전해지는 바가 없다. 공학자들로서는 로봇을 더 잘 만들었으면 참혹한 비극을 조금이나 덜지 않았을까 하는 자성의 움직임이 있었고, 로봇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이후 그 노력의 일환으로 미국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다파(DARPA)의 로보틱스 챌린지’가 열렸다.  전세계 내로라하는 로봇공학자 200여 팀이 모여 8가지 미션을 완수하며 경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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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테크플러스 제주에서 ‘로봇과 함께 살아갈 세상’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 ⓒ제주의소리

한 교수는 “다파 로봇 챌린지의 8가지 미션은 로봇이 하기 정말 어려운 것”라며 △자동차운전 △자동차에서 내리기 △문 열고 들어가기 △벽 드릴로 뚫기 △쏟아진 벽돌 헤쳐 나가기 △계단 오르기 등의 미션을 설명했다. 모두 인간이 하기엔 비교적 쉬운 일이지만 임기응변이 되지 않는 로봇에게는 극한 미션인 셈이다.

그는 “로봇 공학자들은 ‘안 되네’에서 끝이 아니라 ‘어떻게 하게 하지’라는 생각을 반사적으로 한다. 인간의 몸은 의식하지 않아도 감각으로 계획 없이 그냥 한다. 로봇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래서 로봇이 힘을 느끼게 만들어나갔다. 로봇에 힘 센서를 달고 힘을 느끼면 해야 할 일을 프로그래밍 하니 조금씩 진화했다”며 로봇의 발전을 설명했다.

프로그래밍 한 대로 움직이는 것 뿐 아니라, 외부 사고에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고 힘 조절에 능숙한 로봇이 나오면서, 세계 각국에서 안전한 로봇에 한해 인간과 같이 지낼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우리나라도 2018년 허락된 로봇에 한해 인간과 함께 살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카페에도 로봇이 등장하는 등 일상 속 로봇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 교수는 “로봇이 막 발전해 인간의 직업을 빼앗는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로봇은 인간과 같이 일할 것이다. 앞으로도 인간은 새로운, 창의적인, 감성적인 일을 해나갈 것이다. 우리는 로봇을 이용해 우리의 꿈을 펼쳐나갈 것”이라며 “모라벡의 역설을 염두에 두고 그 대열에 합류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2013년 시작된 '테크플러스 제주’는 매년 개최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생각이나 지식을 공유하고 창의융합 패러다임을 제주에 확산시키는데 기여해왔다. 기술(Technology), 경제(Economy), 문화(Culture), 인간(Human) 4가지 키워드(T·E·C·H)의 융합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새로운 생각들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테크플러스 제주'는 제주도 홈페이지, 제주의소리TV, 제주의소리 페이스북, 제주테크노파크 홈페이지, 제주테크노파크 페이스북 등 비대면 5개 채널로 송출됐으며, 강연 VOD는 제주의소리TV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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