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플러스 제주 2020] 신철호 닥프렌즈 대표가 바라본 의료 정책 방향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로 각계각층서 의료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신철호 닥프렌즈 대표는 “비대면 의료 서비스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인구 고령화 시대와 또 불어닥칠 판데믹 등 감염병을 위해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바로 비대면”이라고 짚어냈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테크노파크(원장 태성길)와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신개념 지식융합 콘서트 ‘테크플러스(tech+) 제주 2020’가 10일 오후 무관객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의 랜선 지식콘서트로 진행됐다.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크로스 테크놀로지와 제주’.

신 대표는 이 자리서 ‘COVID-19, 대한민국 의료가 가야할 길’을 주제로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누구나 주치의가 있고 케어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비대면 서비스는 필수적이라는 것. 세계 각국 사례와 진행 중인 첨단 의료 서비스를 예로 들며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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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호 닥프렌즈 대표는 10일 열린 '테크플러스(tech+) 제주 2020'서 비대면 진료 서비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라며 대한민국 의료가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제주의소리

신 대표는 “AI 기술이 폐 질환 보조 도구로 쓰여 판독 시간을 50% 이상 단축하고 치료 정보를 자동 텍스트 변환해 개인 진료 관리를 수월하게 하는 등 의료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사회 불신이 쌓여가는 상황서 변화 핵심인 비대면은 선택 문제가 아니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역 1차 의료기관이 있어 비대면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에 배달앱 서비스를 예로 들며 문제를 지적했다. 

신 대표는 “우리가 음식점 전화번호가 없는 탓에 시켜먹을 수 없어 배달앱 시장이 성장했나”라고 되묻고 “더 편하기 때문이다. 의료 역시 24시간 진단을 가능케 하거나 처방된 약을 집으로 배달해주고 평소 앓던 질병을 관리하고 예방할 수 있다면 그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쪽으로 움직이는 것은 다수의 본성이다. 모바일 터치 한 번으로 존스홉킨스 등 세계 유명 병원을 갈 수 있다면 누구나 가고자 할 것”이라며 “의료서비스의 근본적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AI진단 시스템 등이 도입돼 비대면 진료가 이뤄지는 국가는 의료의 질이나 시스템 전체에 걸친 탄력성을 강화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반면 비대면 진료가 없는 국가는 지역 병원 수익 감소와 동시에 많은 병원은 초과근무 노동에 따른 비용 문제가 촉발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비대면 진료는 의료 생태계를 유지하며 도입돼야 한다. 기술이 의료를 붕괴시키지 않는 알고리즘이 필요하다”며 “환자를 지속적으로 돌보기 위한 주치의가 연결돼야 하며, 의료인이 직접 치료 결정을 내리게 하는 보조 도구로 작동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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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대한민국 의료가 가야할 길’을 주제로 발표를 한 신철호 닥프렌즈 대표. ⓒ제주의소리

이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위한 정책으로 △바이탈 및 감염병을 위한 기본 의료체계 확립 △지역 의료 지원 △병원 규모에 따른 기술적 지원 등을 제시했다.

신 대표는 “지난해 보건복지 예산 72조원 중 보건의료 예산은 2.5조원에 불과하다. 건강보험 9조원을 포함해도 국방예산 50조원의 20% 수준”이라면서 “바이탈 진료와 중증의료행위 수가를 3배 인상하는 등 생명을 지키는 담대한 결정이 필요하다. 현행 의료수가가 유지된다면 병원은 이익을 위해 비급여 항목을 확대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역병원 수가 역시 2배로 인상하고 주치의에게 치료받는 환자에게 치료비 50%를 경감하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의사는 지방에 가길 원치 않고 환자는 서울 명의를 찾는 상황서 지역의료 강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시스템이 지역으로 갈 수 있게 지역 의대 설립보다 서울권 의대 지방 이전이나 병원 신설 방안이 바람직하다”면서 “지역을 지원하고 의대와 병원을 이전, 신설한다면 3분 진료가 사라지고 동시에 의사 수를 늘린다면 전 국민 케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산 확보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될 경우 경제적 비용은 수십조 원에 달할 수 있다. 많은 돈을 비용으로 지출하기 전, 적은 돈으로 막을 수 있다면 쓰는게 맞지 않나”되묻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게 아니라 의료 생태계를 굳건히 만드는 것이 옳다”고 역설했다. 

또 “비대면 진료 시스템이 지역에도 미칠 수 있도록 의원급 지역 병원에 대한 개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환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지역 병원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지역 병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의료 행위와 환자에 대한 국가 지원 등을 통해 국민과 의사가 함께 갈 수 있는 생태계 관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마무리했다.

2013년 시작된 ‘테크플러스 제주’는 매년 개최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생각이나 지식을 공유하고 창의융합 패러다임을 제주에 확산시키는데 기여해왔다. 기술(Technology), 경제(Economy), 문화(Culture), 인간(Human) 4가지 키워드(T·E·C·H)의 융합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새로운 생각들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테크플러스 제주’는 제주도 홈페이지, 제주의소리TV, 제주의소리 페이스북, 제주테크노파크 홈페이지, 제주테크노파크 페이스북 등 비대면 5개 채널로 송출됐으며, 강연 VOD는 제주의소리TV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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