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 투쟁을 예고한 택배 노동자들이 예정대로 택배분류 작업을 거부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17일 오전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를 포함한 전국단위 ‘과로사 대책 쟁취 총력투쟁 전국 택배노동자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조합원과 비조합 택배노동자 4399명 중 95.46%인 420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제주에서도 70명이 투표에 참여해 1명을 제외한 69명이 찬성 입장을 밝혔다.

압도적 쟁의행위 지지에 따라 택배노조는 추석연휴를 앞둔 21일부터 택배 배송 전 분류작업을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 

김태완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은 “추석을 앞두고 배송 차질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우리 노동자들이 죽는 것만큼은 막아야겠다는 절박감이 있었다”며 집단행동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택배노조에 따르면 상반기에만 7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사했다. 현재 택배기사들은 배송 업무에 앞서 직접 택배를 주소지별로 나누는 분류작업을 도맡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금껏 택배 노동자들은 공짜노동을 하며 하루 13~16시간씩 일해 왔다”며 “분류작업으로 인한 과로사를 줄이기 위해 현실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현실성 대책을 마련한다면 언제든 철회하고 대화할 수 있다”며 막판 타협 가능성은 열어뒀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은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택배물류기업, 우정사업본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제시를 촉구하고있다.

민주노총은 “추석을 앞두고 최대 50%의 물량이 더해져 집배, 물류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장시간 노동이 결국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코로나19로 국민들은 힘들지만 국내 최대 CJ대한통운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 원에 달한다”며 “분류작업 투입 노동자의 인건비는 30억 원 가량”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택배물류기업과 우정사업본부는 늦었지만 이를 해결할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특수고용노동자인 택배노동자들의 노동자성 인정이 그 출발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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