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태풍에’...악재 겹친 제주 전통시장 “그래도 한가위”
‘코로나에 태풍에’...악재 겹친 제주 전통시장 “그래도 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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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현장]제주시오일시장 추석 명절 앞두고 모처럼 '북적'...상인들 "그나마 다행"
추석 명절을 나흘 앞둔 27일 찾은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제주의소리
추석 명절을 나흘 앞둔 27일 찾은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제주의소리

"코로나에, 태풍에, 장사로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에겐 올해는 정말 최악의 해죠. 그래도 명절 쇠려니까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니 좀 살 것 같네요."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27일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예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명절을 맞게 됐지만, 그래도 추석은 추석이었다.

가뜩이나 발길이 뜸하던 중 고향 방문을 자제하자는 사회적 분위기까지 겹쳐 울상을 짓던 상인들은 간만에 기분 좋은 북적임이 이어지자 부지런히 손을 움직였다.

오일장을 방문한 시민들은 저마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대부분 개인방역에 노력을 기울였다. 사람과 사람 간의 충돌도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기침이 나오려하니 재빠르게 사람이 없는 곳으로 뛰어가 소매로 입을 가린 시민의 모습도 인상깊었다.

상인들도 땀방울을 흘리면서도 마스크를 입에서 떼놓지 않았다. 답답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참아야죠"라고 대답한 40대 양말가게 상인. 당연한 것을 공연히 물어본다며 싫지 않은 핀잔을 주기도 했다.

그는 "올해 심할때는 매출액의 뒷자리 하나가 빠질 정도였는데, 그나마 이번주는 조금 나아진 정도"라고 말했다.

추석 명절을 나흘 앞둔 27일 찾은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제주의소리
추석 명절을 나흘 앞둔 27일 찾은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제주의소리
추석 명절을 나흘 앞둔 27일 찾은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제주의소리
추석 명절을 나흘 앞둔 27일 찾은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제주의소리

제수용품 상점은 모처럼의 명절특수를 실감하고 있었다. 다만, 아무리 나아졌다한들 "예년만 못하다"는 것이 상인들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정신 없는 틈을 비집고 말을 건 50대 과일가게 주인은 "태풍 때문에 과일이며 채소며 가격이 급등했다. 장사꾼들에게 올해는 최악의 해"라면서도 "(코로나19 지역감염이 발생했던)지난달까지만 해도 사람이 정말 뜸했는데, 그래도 명절을 앞두니까 사람이 좀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는 유독 매서웠던 장마와 태풍에 의해 과일 값이며 채소 값이 훌쩍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23만7800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상차림 비용보다 4% 가량 오른 금액이다. 배추, 무 등 채소류 가격이 상승했고, 생육이 부진한 과일류의 경우 제수용으로 쓰이곤 하는 품질 좋은 과일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같은 점포에서 과일을 판매하던 상인은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올해는 태풍 때문에 과일값이 꽤 비싸졌다. 사과 5개 사려던 손님도 가격 때문에 망설이다가 2~3개만 집어가더라"며 "명절 세는 식구가 줄어든만큼 과일도 필요한만큼만 사 가는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실제 한참동안 과일가게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가 결국 빈 장바구니로 발걸음을 돌린 여성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추석 명절을 나흘 앞둔 27일 찾은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제주의소리
추석 명절을 나흘 앞둔 27일 찾은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제주의소리
추석 명절을 나흘 앞둔 27일 찾은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제주의소리
추석 명절을 나흘 앞둔 27일 찾은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제주의소리

근 60년 간 장터를 지켜오던 상인 홍계생(88) 할머니는 세월의 변화를 실감했다. 홍 할머니의 점포는 갖가지 빛깔의 잡곡이 가지런히 나열돼 있었지만, 오일장 정문 입구와 바로 맞닿아 있는 곳에 위치해 있어도 손님들의 발길은 뜸했다.

홍 할머니는 "코로나로 사람들이 안 오는 것도 있는데, 요즘 사람들이 잡곡밥을 잘 안해먹지 않나. 그래도 명절엔 잡곡 선물을 사가기도 했는데, 요즘엔 그렇지도 않은듯 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제주시민 정연옥(51)씨는 "코로나 때문에 아무래도 조심스럽긴 했지만, 추석은 쇠야 하니까 오일장을 찾게 됐다. 왠지 명절엔 오일장을 들르던 버릇이 남아있다"며 "올해는 큰집을 따로 찾아가지 않게 돼 가족끼리 단출하게 명절을 보낼 계획이어서 살 것도 최대한 줄였다"고 말했다.

관광객 A씨는 "경기도엔 아직도 장이 열지 못하고 있는데, 제주의 오일장엔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놀랐다"며 "간혹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런 점만 각별히 신경써주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한글날 연휴가 끝나는 오는 10월 11일까지 '제주형 특별방역 4차 행정조치'를 발동하고 전통시장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제주도 방역당국은 연휴 기간 마스크 착용의 필요성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특별방역 행정조치 위반 시 엄정한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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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1
젊은도민 2020-09-28 13:46:05
왜 동문시장을 안갈까요? 코로나 때문요? 대형 마트들은 코로나라도 복작복작 햄수다게..

단순합니다. 별로 안쌉니다. 주차도 불편, 청결하지도 않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12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