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학생인권조례TF, 주요 버스정류장에 대자보 부착...조례 제정 호소 나서

제주학생인권조례TF팀이 제주시청 버스정류장에 부착한 대자보.
제주학생인권조례TF팀이 제주시청 버스정류장에 부착한 대자보.

제주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제주지역 학생들이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직접 행동에 나섰다.

제주 학생들로 구성된 제주학생인권조례TF는 지난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제주지역 주요 버스정류장 등에 제주학생인권조례 제정을 호소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대자보가 붙은 장소는 제주시청 버스정류장을 비롯해 제주대학교 정문, 신제주 롯데마트 인근, 제주관광대학교, 제주국제대학교, 제주한라대학교 버스정류장 등이다.

특히 일선 학교 현장의 분위기를 누구보다 공감 할 수 있는 청년층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가장 많은 시민이 오가는 제주시청 버스정류장에는 대자보 뿐만 아니라 TF팀이 조사한 학생 인권침해 사례의 일부를 함께 부착했다.

학생들은 '당신도 당했던 폭력, 물려주실겁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이제 학생의 목소리를 넘어서 도민의 목소리가 필요할 때다. 제주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해 여러분의 행동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학생들은 "아직도 제주 교육현장에서는 구시대적인 관습과 제도들이 학생들의 인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시대가 지남에 따라 새롭게 부상한 것이 아닌 교육이 시작된 이래로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어져온 문제"라며 "문제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내기 위해, 더 이상의 피해자를 만들어내지 않기 위해, 제주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인권조례란 학생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를 학교교육과정 내에서 보장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제정하는 조례다. 모든 물리적·언어적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 양심. 종교의 자유 등을 보장한다"며 "이는 현재 심각한 학생인권침해문제 해결을 돕고, 학생인권 보장 및 확립을 용이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학생이라는 신분이 주는 여러 제약에도 불구, 없는 시간을 쪼개고 매일 밤을 새가며 앞서 언급했던 수많은 일정들을 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주학생인권조례 제정이 정말 절실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교육청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본 조례에 대해 심사 보류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TF팀은 청소년이라는 신분적 한계로 향후 활동에 제약이 존재한다. 도의회는 더 이상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의원들의 소극적인 결정을 돌려놓기 위해선 제주학생인권조례를 공론화시키는 것과 청년들 역시 이 사안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달 23일 보편적인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긴 제주학생인권조례를 심의했지만, 도민사회의 찬반이 엇갈린다는 이유로 심사를 보류한 바 있다. 교육위는 "사회적 합의과정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후속조치를 제주도교육청으로 떠넘겨 사실상 면피성 결정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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