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1일 저녁 조천서 신엄까지 확산...음식물쓰레기 처리 액비 살포 원인? ‘미지수’

11일 저녁 제주시내 곳곳에서 원인 모를 악취가 나자, 제주시 회천동에 위치한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 직원들이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11일 저녁 제주시내 곳곳에서 원인 모를 악취가 나자, 제주시 회천동에 위치한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 직원들이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제주시내 곳곳에서 원인 모를 악취가 진동하면서 휴일 저녁 시민들의 불편을 겪었다.

11일 오후 6시를 전후해 제주시 봉개동과 아라동, 도남동은 물론 연동과 노형동까지 악취가 풍기면서 제주시와 119에 민원 신고가 잇따랐다.

노형오거리에서 제주한라병원 방향으로 차를 몰던 주민 A씨는 “창문을 열고 운전하던 도중 심한 악취가 풍겨와 황급히 창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제주시 아라동 구산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B씨는 “이 마을로 이사 온 지 3년이 넘어가는데 이런 냄새는 처음이다. 가축분뇨 비슷한 냄새가 풍겨왔다.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삼화지구를 넘어 조천에서도 악취가 난다는 글이 올라왔다. 서부지역에서도 외도동을 지나 애월읍 신엄리 인근까지 냄새가 풍겨온다는 경험담까지 등장했다.

민원이 이어지자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도두동 하수처리장 시설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악취저감 시설 등을 확인했지만 악취의 발원지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공언 상하수도본부장은 “도두처리장이면 해당 지역만 냄새가 날 텐데, 도심지 전역에 냄새가 날 가능성이 없다.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인한 악취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제주시는 봉개봉 쓰레기매립장에 환경부서 직원들을 투입했지만 이날은 음식물 처리시설 등을 가동하지 않아 이 역시 발생 원인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저녁 제주시내 곳곳에서 원인 모를 악취가 나자, 제주시 환경부서 담당자들이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주변 농가의 퇴비와 액비 살포 의심 지역을 확인하고 있다.
11일 저녁 제주시내 곳곳에서 원인 모를 악취가 나자, 제주시 환경부서 담당자들이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주변 농가의 퇴비와 액비 살포 의심 지역을 확인하고 있다.

다만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 인근에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고 남은 퇴비를 인근 농경지에 대량 살포했다는 정보가 입수돼 담당 공무원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제주시 관계자는 “시설에서 처리된 퇴비를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인근에 퇴비나 액비가 살포된 것으로 보고 현장을 확인했지만 냄새의 원인 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제주시는 환경과 농정, 축산, 하수도, 하천 담당 공무원들을 악취 예상 지역에 투입해 현장 확인을 벌였지만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악취가 유독 저녁에만 발생한 점에 비춰 가축분뇨 무단 배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월동채소 농가에서 액비를 뿌리는 곳이 있지만 낮에는 민원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도2동에 거주하는 주민 C씨는 “어제 밤사이에도 비슷한 악취가 진동했다. 처음엔 들고 나온 음식물쓰레기 냄새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맡아보니 전혀 달랐다”고 말했다.

악취가 이날 오후 8시를 기해 대부분 사라지면서 제주시는 원인 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

제주시는 날이 밝으면 관계 부서를 통해 추가 확인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축산부서를 통해 불법적인 가축분뇨 무단 배출에 대해서도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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