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재·이유진 작가 발간 '동박새가 된 할머니'...사회치유 그림책 첫 시리즈

치유의 메시지를 담은 제주4.3 그림책이 나왔다.

박상재가 글을 쓰고 이유진이 그린 그림책 《동박새가 된 할머니》(나한기획)이 최근 발간됐다.

이 책은 출판사가 기획한 ‘사회치유 그림책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사회치유 그림책 시리즈는 가슴 속에 못다 한 이야기를 밖으로 꺼낸다는 문제의식 속에, 우리 모두가 반드시 기억해야만 하는 근현대사의 주요한 사회적 기억들을 소환해 함께 소통한다.

출판사는 “세대 간 단절을 통해 무책임하게 잊히는 것이 아니라 세대를 이어가며 무엇이 진실이었는지,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기억하며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지 한번쯤 생각해보고 싶었다”며 “이러한 새로운 역사적, 사회적 기억형성 과정 속에서 보다 더 건강한 대한민국의 미래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시리즈의 취지를 전했다.

《동박새가 된 할머니》는 4.3사건의 진실을 알고 그 슬픔을 위로하기 위한 이야기다. 

영미네 왕할머니인 순애 할머니는 경찰을 몹시 싫어한다. 손자가 경찰 시험에 합격했다고 하자 기뻐하기는커녕 몸서리를 친다. 순애가 열 살 때인 1948년 4월 3일 노란 유채꽃 물결 속에 동백꽃이 떨어지던 날 제주도에서는 3만 여명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게 된 사건이 일어났다. 순애 왕할머니도 그때 엄마의 시체 속에서 기적같이 목숨을 건지게 된다.

저자들은 “이 동화는 제주4.3사건 때 죽음의 문턱에서 목숨을 건진 순애 할머니의 트라우마를 그렸다. 영미네 왕할머니인 순애 할머니의 마음의 상처는 우리 모두의 상처다. 그 깊은 상처가 하루 빨리 치유되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 동화를 썼다”고 소개한다.

'동박새가 된 할머니' 일부 페이지. 제공=나한기획.

박상재는 전북 장수에서 태어나 단국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됐다. 제6차, 7차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 집필·심의위원을 역임했다. 한국아동문학학회 회장을 지냈고, 현재는 한국글짓기지도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단국대학교 대학원 외래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받았고 《원숭이 마카카》, 《개미가 된 아이》 포함 100여 권의 동화책을 냈다.

이유진 작가는 이화여대 장식미술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현대조형미술대전과 모란현대미술대전에서 입상했으며 개인전 3회,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마포미술협회 소속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46쪽, 나한기획, 1만5000원.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