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위 행정사무감사, 이승택 이사장 업무소홀 지적...“위중한 코로나 대응 집중”

왼쪽부터 이승택, 안창남, 박호형. 출처=제주도의회,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승택 이사장이 문화예술위원회는 불참하면서 경관위원회는 꼬박꼬박 참석하고 있어 제 역할에 충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열린 제388회 임시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의원들은 이 이사장의 행보를 집중 질타했다.

올해 제주도 문화예술위원회 회의가 두 번(7월·9월) 열리는 동안 이사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데, 4월부터 9월까지 매월 한 차례씩 여섯 번 열린 경관위원회 회의에는 모두 참석했다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각종 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 제8조에 따르면 해당 위원이 ‘제주특별자치도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의 사장 또는 기관장 등 대표직에 임명될 때’에 해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법령이나 조례에서 기관의 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위촉하도록 한 경우에는 예외로 둔다.

제주도는 이 규정을 근거로 이 이사장이 문화예술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고, 이사장 역시 이런 결정을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 문화예술위원회는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사업의 개발, 추진, 지원 ▲지역문화 관련 정책 개발 지원과 자문 등의 역할을 하는 시책 심의 기구다.

박호형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2동 갑)은 “문화체육대외협력국은 코로나19 상황에 있어 문화예술재단의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현장에서는 코로나에 맞서 위중한 전쟁 중인데, 재단 이사장은 문화예술위원회 당연직으로 참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근거 규정을 만들기 위해) 관련 조례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데 동의하냐”고 강승철 국장에게 물었다. 강 국장은 “조례 개정에 찬성하며 다음 문화예술위원회 회의부터 이사장이 참여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 이사장을 향해서 “제주도가 잘못한 것인지 재단이 잘못 한지 모르겠지만, 이사장은 문화예술위원회는 방치·방관하듯 두고, 경관위원회는 꼬박꼬박 참여하고 있다. 경관위원장인지 재단 이사장인지 헷갈린다. 본인이 재단에 90% 이상 비중을 둬야 하는데 (이런 모습에서) 말이 나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현재 이 이사장은 제주도 경관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박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사장은 “경관위원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니 경관위원장 임기가 절반 이상 지난 상태여서 원활한 위원회 진행을 위해 직책을 유지해달라는 답변이 나왔다. 다만, 재단 업무를 소홀히 하는 것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경관위원회를 보면 건축사만 19명이 속해 있다. 관련 전문가 한 명이 빠져도 문제없이 위원회 역할은 수행 가능할 것 같다”고 캐묻자 이 이사장은 “경관위원장은 회의를 진행하는 정도의 역할이다. 각각 훌륭한 분들이 본업이 있음에도 시간 내서 함께 하는 노력이기에 나도 그런 차원에서 동참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박 의원은 “문화 예술 현장이 코로나19로 인해 위중한 시기인 만큼 이사장 역할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안창남 위원장(무소속, 삼양동·봉개동) 역시 “문화예술계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현장을 지원할지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경관위원회에 꼬박꼬박 참석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재단 이사장과 경관위원장 가운데 양자택일하기를 권고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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