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25일 ‘제주 더불어-놀다’ 연극제...총 6편 공연, 50명까지 현장 입장

코로나19로 위축된 제주 연극계가 모처럼 기지개를 켠다. 1단계로 조정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소극장 연극 무대의 생동감을 오랜만에 직접 마주해보자.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연극협회가 주관하는 <제5회 제주 더불어-놀다 연극제>가 20일부터 25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과 예술공간 오이에서 열린다. <더불어-놀다 연극제>는 제주뿐만 아니라 타 지역 극단을 초청해 다양한 공연 기회를 도민들에게 제공하는 행사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초청 대신 제주 극단 비중을 늘렸다.

특히 이번에는 전체 6개 작품 가운데 초연도 두 건이나 포함돼 있어 흥미를 끈다. 모든 공연은 무료 관람이며 50명 선착순 입장이다. 제주도연극협회 유튜브 채널에서도 생중계한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엄격히 준수해야 관람할 수 있다.
  
# 극단 파수꾼 - Back To Zero

극단 파수꾼은 20일 오후 7시 30분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연극 <Back To Zero>를 공연한다. 전혁준 작, 조성진 연출이다.

이 작품은 최근 파수꾼이 한 차례, 예술공간 오이가 한 차례 선보인 바 있다. 무명이었지만 열심히 연극에 전념했었고, 지금은 동네 밤무대에서 노래하며 살고 있는 중년의 한 사내의 넋두리다. 특히 주연 배우의 노래가 백미인 모노 음악 드라마다.

연출자는 “성공하지 못해도, 끝내 이뤄내지 못한 꿈과 사랑이라도 살아온 삶이 헛되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남은 삶 역시 흔들리지 않고 살아내길 바라본다”고 설명했다.

출연진은 배우 조성진이며 강형훈은 기타, 강윤희는 신디사이저를 연주한다. 조연출은 우서율, 무대는 고재훈, 조명은 고한비, 음향은 유수빈과 이홍석, 영상은 김은정이 담당한다.
   
# 예술공간 오이 - 지랄발광

극단 예술공간 오이는 21일 오후 7시 30분 소극장 예술공간 오이에서 연극 <지랄발광>을 공연한다. 작, 연출 모두 전혁준이며 이번이 초연이다.

철천지원수가 비대면으로 서로의 집에 침입했다. 두 남자는 상대의 집에 침입해 약점을 찾고 상처 주기위한 전쟁을 시작한다. 전쟁은 지랄발광으로 치닫는다. 과연 그들은 서로의 집에서 무엇을 찾아내게 될 것인가?

글과 연출뿐만 아니라 배우까지 담당한 전혁준은 “어떤 가식도 감정의 재처리도 없는 순간이 오면 우리는 어떤 인간이 돼 있는가? 이 작품은 이런 의문들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이 작품은 코미디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연진은 전혁준, 현대영이다. 기획은 김경미, 예술감독은 오상운, 음향은 고승유, 조명은 한정임이 맡는다.

# 극단 파노가리 - 동업

극단 파노가리는 22일 오후 7시 30분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연극 <동업>을 공연한다. 작, 연출 모두 문무환이다.

이 작품은 1988~89년에 처음 발표했고, 최근에는 지난해 11월 제주연극협회의 <제28회 소극장 연극 축제>에서 선보인 바 있다.

제주시 사라봉 입구에 사는 거지 부자(父子)가 동문로터리 옆 칠성로 입구에 자리를 잡고 일주일짜리 기획 갈라쇼를 연다. 아버지와 달리 학자를 꿈꾸는 거지 아들. 그는 여전히 운명에 분노하고 수구적이며 안착형 직업관과 인생관에 푹 젖은 애주가 아버지와의 갈라쇼 약속을 마지못해 지키고 나서, 갈라쇼 마지막 날 중대한 결심을 내린다.

연출자는 “지금은 표현의 자유가 있어 좋은 시절이지만 처음 발표했을 때만 해도 대본 심사가 필수적인 통과 의례였던 시절”이라며 “정신을 마음껏 나타낼 수 없던 시절, 그러나 잘리지 않고 극은 올려야 하는 단순한 끼 발산의 욕망!”이라고 설명했다.

출연진은 문무환, 문재용이다. 두 사람은 실제 부자 관계다. 기획은 이혜숙, 조명은 문재승, 음향오퍼는 김선우, 분장은 맹선아, 무대감독은 김창선, 의상은 문계순이 담당한다.

 # 극단 퍼포먼스단 몸짓 - 혜린이

극단 퍼포먼스단 몸짓은 23일 오후 7시 30분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연극 <혜린이>를 공연한다. 한연경 작, 강종임 연출로 이번이 초연이다. 

숙희는 아빠가 운영하시던 만화방을 혼자 운영하고 있다. 손님은 많지 않지만 여고시절 추억이 남아있는 만화방을 차마 처분할 수 없어서 계속 운영한다. 숙희에게는 여고시절 절친한 친구였던 아영, 세정, 혜린이 있다. 지금은 아영과 세정이 거의 매일 찾아와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만화방에 혜린이와 똑같이 생긴 여자 손님이 찾아오면서 여고시절 친구 넷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출자는 “여고시절과 현재를 오가는 극 구성으로 관객의 소중한 추억을 다시 한 번 기억할 수 있도록 한다”고 소개했다.

출연진은 강종임, 고지선, 홍진숙, 진정아, 이윤주, 김병택이다. 무대감독은 강현주, 음향은 손라희, 조명은 이청, 소품은 고예슬과 이자영이 맡았다.

# 극단 가람 - 신뺑파전

극단 가람은 24일 오전 7시 30분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마당극 <신뺑파전>을 공연한다. 각색, 연출 모두 이상용이다.

이 작품은 심청가 가운데 한 대목인 뺑파전을 제주에 맞게 각색한 코미디 마당극이다. 심청이로 인해 부자가 된 심봉사 앞에 뺑덕 어머니가 나타난다. 심봉사가 부자라는 사실을 알고 유혹해 결국 심봉사가 살림을 차린다. 어느 날 맹인잔치에 가는 길에 황씨 성을 가진 봉사를 대동하고, 뺑덕 어머니는 황봉사와 돈을 챙겨 줄행랑을 친다.

연출자는 “춤과 노래를 접목시켜 뮤지컬 형태를 도입했다. 힘들고 어려운 이때 한바탕 웃음으로 훌훌 털어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출연진은 고가영, 이광후, 이상용, 김금희, 이창익, 이병훈, 이승준, 김룡, 최선이, 박선미, 신재연, 이승전이다. 무대디자인은 김룡, 조명디자인은 양진영, 조명감독은 김상철, 음향감독은 최우진, 기획·홍보는 정현주, 분장은 이희숙, 의상은 이원주, 안무는 최선이, 진행은 송윤규·신연수·봉희섭·신재연·민경춘·김석범·이동훈·박철종이다.

# 극단 정낭 - 3월의 눈

극단 정낭은 25일 오후 7시 30분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연극 <3월의 눈>을 공연한다. 배삼식 작, 강한근 연출이다. 정낭은 지난해 11월 <제28회 소극장 연극 축제>에서 이 작품을 공연한 바 있다.

오래 묵은 한옥 한 채를 갖고 있는 노부부는 사업 실패로 힘들어하는 손자를 위해 평생을 살아온 삶의 터전이자 재산인 집을 판다. 내일이면 집을 떠나 요양원으로 향하는 ‘장오’는 이 한옥에서 일생을 함께 살아온, 이미 세상을 떠난 부인 ‘이순’을 그리워하며 잊혀진 일상의 삶을  추억한다.

연출자는 “긴장감이 있거나 극적인 사건 전개는 없지만, 아주 잔잔하면서도 순박한 대사들은 진한 감동을 안겨준다. 우리들의 일상에서 만났던 사랑, 그리움, 아픔, 외로움 등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반추해볼 수 있는 아름답고 좋은 만남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출연진은 이광후, 조희란, 정미순이다. 무대감독은 이경천, 조명은 최은규, 의상은 문희숙, 분장은 김정선, 소품은 오미경, 영상과 모래그림은 고재만, 음악은 원춘석, 홍보는 고봉준, 무대는 채영철, 기획은 이철우·홍희숙·유영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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