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제주, 화북공업단지 노동환경 조사 발표...10명 중 6명 “휴일·연장 수당 못 받아”

20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민주노총 제주본부.
20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도내 대표적인 공업지역인 제주시 화북공업단지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실태가 드러났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20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9월 9일부터 10월 7일까지 1개월 간 실시한 화북공업단지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된 설문조사에는 화북공업단지 내 노동자 138명이 응답했고, 이중 113명을 표본으로 구성해 분석이 이뤄졌다.

노동시간 조사 결과 근로계약서 상의 하루 노동시간인 8시간 통상근무를 하는 노동자는 전체 76.2%로 집계됐다. 다만, 정규직의 81.5%, 비정규직의 60%만 근로계약서대로 근무중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정규직은 단시간 노동이 늘어나고, 비정규직은 연장노동이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2020년 최저시급만을 적용받는 노동자가 응답자도 45.6%에 달했다. 정규직 39.3%, 비정규직 58.6%가 최저시급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고 답해, 공단 내 전체 노동자 10명 중 4.5명꼴로 최저시급 수준의 열악한 임금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장노동 시 법정가산수당을 지급받는다는 노동자는 정규직 44.8%, 비정규직 26.7% 등 총 38.6%에 불과했다. 즉, 화북공단 정규직 노동자의 55.2%, 비정규직 노동자의 73.3%는 연장노동을 해도 법정수당조차 지급받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다.

제주시 화북공업단지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시 화북공업단지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휴일노동 시 법정가산수당을 지급한 사례도 40.5%에 불과했다. 정규직 노동자는 53.8%, 비정규직 노동자는 72.7%가 휴일노동 후 법정가산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

자신의 연차와 여름휴가를 모두 보장받는다는 응답자는 정규직 44%, 비정규직 29.4%에 그쳤다. 연차유급휴가조차 없거나 사용하지 못한다는 답변도 정규직 18%, 비정규직 29.4%로 집계됐다.

중복응답이 가능케 하고 화북공단 내 시급한 환경개선 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주차장(44.6%), 휴게공간(37.6%), 공중화장실(33.7%), 노동상담소(24.8%), 버스노선(19.8%), 식당(9.9%), 보육시설(7.9%) 순으로 답했다.

민주노총은 "1980년대 조성된 화북공업단지는 지난 33년 동안 제대로 된 공단관리나 개선대책조차 수립된 바 없었다. 수천 명에 이르는 화북공단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이나 하루 1만여명이 왕래하는 공단의 환경개선은 요원할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이번에 진행된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제주도정과 고용노동부 등은 화북공단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에 대한 집중점검을 실시하고, 화북공단의 화경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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