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백신접종 지속 여부 24일 전문가 회의..."지자체 단독 판단 말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제주 1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총 30여 명으로 늘어나면서 제주서도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독감 예방 접종과 사망 사례의 직접 연관성이 아직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정부가 예방 접종을 지속할지 여부를 놓고 24일 전문가 회의를 열기로 했고, 제주도도 정부 질병관리청의 브리핑을 지켜본 후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23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3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1일 제주에서도 60대 남성이 백신 접종후 이틀여만에 사망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독감 백신 예방접종과 사망 간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은 단순 신고 통계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21일 0시 기준 백신을 맞은 대상자는 △만 12세 이하 1회 접종 대상 어린이 약 68.8% △임신부 약 34.1% △만 13~18세 약 48.2% △만 62세 이상 약 31.1%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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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지난 19일 국가사업 무료예방 대상자 자격으로 백신을 접종한 A(68) 씨가 21일 0시 10분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사망과 백신 접종의 연관성을 규명하기 위한 역학 조사에 착수했으나, 23일 부검 결과 ‘사인 미상’이라는 소견이 나와 정밀 감식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고조된 불안감에 따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22일 제주보건소를 찾아 독감 백신을 접종했다. 원 지사는 “독감 백신 접종에 대해 지나치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기저질환자는 가급적 평소 방문하는 병원을 찾아 독감 백신을 접종하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23일 질병관리청은 계속된 독감 백신 접종 사망과 관련해 역학조사와 피해조사반 등을 통한 검토에 나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접종 후 이상 반응과 사망과의 직접적인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특정 백신에서 중증 이상 반응 사례가 높게 나타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중단할 상황이 아니라는 결정은 변함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조건에서 균일하게 만들어진 제품군 단위를 가리키는 동일한 제조(로트)번호에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우려가 확산되는 상황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의료기관에 무료 독감 접종을 1주일간 중단해달라는 권고 공문을 내려보내거나 접종 중단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국가 예방접종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지자체가 단독으로 접종 유보 여부를 결정하지 않도록 안내했다. 

또 당초 23일 오후 7시경 독감 백신 접종 지속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으나 24일 추가 회의를 개최한 뒤 오후 3시께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제주도 보건당국도 “지자체 독감 백신 접종 유보 여부를 결정하지 않도록 한 정부 안내에 따라 24일 예정된 질병관리청 발표 후 최종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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