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적자 272억원 달해...현창행 사장 대행 "새로운 경영전략 수립"

현창행 제주관광공사 사장 대행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29일 오전 제주웰컴센터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영위기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현창행 제주관광공사 사장 대행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29일 오전 제주웰컴센터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영위기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가 잇단 사업 실패로 인해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등 경영위기를 초래한 데 대해 도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제주관광공사 사장 직무대행인 현창행 본부장을 비롯한 임원진은 29일 오전 11시 제주웰컴센터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시내면세점 철수와 항만면세점 중단 등으로 적자가 누적된 것에 대한 사과 입장을 밝혔다.

현 본부장은 "창립 이후 최대 경영 위기를 맞아 그동안 도민 사회에 드린 상처와 상실감에 대해 진심 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사과의 취지에 대해 "지난 4월 시내면세점을 철수하면서 이런 기회를 가졌어야 했는데 실기했다"며 "신임 사장이 곧 임명될 것으로 보이는 현 시점에서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유를 불문하고 도민의 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또 도민 여러분께 상처와 실망감을 드린 데 대해 깊게 반성하고 있다"며 "지금의 경영 위기를 냉정히 돌아보고 새롭게 공사를 만든다는 뼈를 깎는 각오로 경영혁신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정면세점 강화와 제주항 출국장 면세점 투자비 회수,노형오거리 토지 자산 활용,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 진단을 통한 새로운 경영전략 수립 등을 약속했다.

현 본부장은 "실패를 경험해본 만큼,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촘촘하게 밑거름 삼아 도민 사랑을 받는 도민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겠다"며 "새로운 조직문화와 열정을 바탕으로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관광공사는 2008년 출범 이래 제주도로부터 총 1548억원을 지원받아왔지만, 최대 경영위기를 맞게 됐다. 출범 초기 연간 34억원이었던 지원금은 올해 204억원으로 늘었지만, 최근 3년간인 2018년 40억8900만원, 2019년 146억9800만원, 올해 8월 기준 5억1000만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누적 적자는 267억원까지 불어났다.

제주관광공사는 이번 경영위기와 관련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잇단 악재와 맞물려 경영진의 잘못된 투자 판단이 더해졌다고 자체 평가했다.

제주관광공사는 외국인 관광객이 폭증하는 흐름에 맞춰 지난 2016년 외국인 전용 시내면세점을 열었다. 기존에 중문관광단지 롯데호텔제주에 설치했던 시내면세점을 2018년 제주신화월드로 옮기기도 했지만, 적자폭이 커졌고, 결국 지난 4월 전면 철수했다.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제주관광공사에 대한 재정 운영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한 종합감사를 진행중에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세부적인 경영혁신 방안에 대해서는 "조만간 새로운 사장이 임명되면 발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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