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시인 이승익이 새 책 <바다의 집>(도서출판 상아)를 펴냈다.

새 책은 ▲토란이파리 ▲하루를 보는 눈 ▲내가 사는 집 ▲봄이 오는 풍경까지 4부에 걸쳐 100편에 달하는 시 작품을 가득 실었다.
 
안태봉 시인(시를짓고듣는사람들의모임 회장)은 해설에서 "이번 92수의 시에서 포괄적이고 연미적인 시상이 돋보였고, 특히 서정의 본질을 노래했을 뿐 아니라 가슴을 울리는 시 임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며 "시인은 순간의 감정보다 선사가 견성한 성숙된 단어를 보듯 뛰어난 감각이 있다. 제주도 그 광활한 지역에서 자연을 노래하고 '바다의 집'을 경영하면서 시어를 갈무리하는 것을 보았다. 앞으로 세 번째 시집을 기대하는 건 비단 나 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소개했다.
 
혼인지 연꽃
이승익
 
한라산 자락에서
굽이쳐 떠내려 와
혼인지 연못에 몸 붙이니
일곱 빛깔 무지개가 동쪽 바닷가에
봉긋 솟아올라 영롱하여라
 
그 잔잔한
잿빛 물위에
넓적 잎파랑 숨소리 멎어
꽃잎들을 잉태하는구나
 
본시 전생에 맘씨 좋은
대가집 머슴이었지
분홍 꽃으로 환상 하였다지
 
한라산 자락에서
굽이쳐 떠내려 와
혼인지 연못에
가냘픈 몸으로 뿌리내려
오롯이 언어를 토해낸 꽃
 
분홍빛 연꽃이여라
 
시인은 책 머리에서 "퍼런 불꽃 속에 달구어지는 쇠붙이, 그 쇠붙이를 두들겨 패는 핏줄선 팔뚝, 쉴새 없이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훔치는 저 현란한 손놀림, 불과 물 쇠와 인간이 한데 어우러져 타협해가는 세상사 이치. '대장간' 대장장이가 되는 거야. 그 꿈을 이루려 노력하는거야, 비록 꿈일 망정..."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승익의 아호는 죽범(竹凡)으로 소암 현중화 선생이 작호했다. 1951년 서귀포 성산읍 온평리에서 태어났고, 2001년 월간 <한맥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성산포문학회 창립 초대회장, 서귀포문협 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귀포문화원 이사를 맡고 있다. 올해 한울문학 '언론문학대상'을 수상했다. 펴낸 책으로는 시집 <우성강 연가>가 있다.
 
159쪽, 도서출판 삼아,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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