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숙의형 공론조사 '배제'...성산읍 가중치, 찬반 문항 놓고 ‘산 넘어 산’

제주 제2공항 도민의견수렴 방안으로 주민투표와 숙의형 공론조사 대신'여론조사' 방안으로 제주도와 도의회가 잠정 합의했다.

주민투표의 경우 국토부가 반대하고 있고, 숙의형 공론조사의 경우 6개월 이상 시일이 소요되고 코로나19라는 상황에서 어려워서 '여론조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는 3일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론조사를 통해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제주도민 의견을 수렴하자는 제주도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의회 갈등해소 특위는 주민투표와 숙의형 공론조사, 여론조사 등 3가지 방안을 제주도에 제안했고, 제주도는 여론조사를 대안으로 도의회에 역제안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도의회 갈등해소 특위는 제주도의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위는  "제주도에 여론조사와 함께 주민투표와 숙의형 공론조사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주민투표에 대한 중앙정부의 부담, 숙의형 공론조사에 대한 제주도 방역당국의 부담 등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부분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부적인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 특위는 "공정성·객관성 확보 차원에서 복수의 기관에 여론조사를 맡기는 방안 등을 살피고 있다"며 "제주도도 동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특위는 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에 한해 가중치를 부여하는 등 제주도의 표본 구상에 대해 "가중치를 둬 (결과가) 왜곡돼 버리면 역사에 죄를 짓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며 "공정성과 객관성을 갖추고 제주도민 전체의 의견을 모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사실상 유보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문항에 대해서도 특위는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찬반을 묻자는 제주도의 의견에 "프레임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제주 제2공항은 현 제주공항 문제와 연관돼 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문항에 종합적으로 담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위는 올 연말까지 제주도민 의견수렴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공언한 만큼 조만간 제주도와 추가 협의를 거쳐 세부적인 여론조사 방식을 공동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민 의견수렴 결과는 추후 국토교통부 등에 전달될 예정이며, 국토부는 이를 제주 제2공항 관련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하게 된다.

한편 특위는 지난달 28일 제주도에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제주도민 의견수렴 방식으로 두 차례의 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15일까지 여론조사·숙의형 공론조사·주민투표 등의 의견수렴 방식을 결정하는 1차 조사를 실시한 뒤 해당 조사 결과에 따른 방식으로 12월4일까지 의견수렴을 위한 2차 조사를 실시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제주도는 지난 2일 특위에 단 한 차례의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으로 회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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