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3기 대학생 기자단] 수험생 고려하지 않은 정책...‘탁상행정’ 비판 잇따라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제3기 대학생기자단이 지난 6월29일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기성세대와는 차별화된 청년들의 시선과 목소리를 통해 제주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저널리즘에 특별한 관심을 갖거나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그리고 누구보다 제주를 사랑하는 대학생기자단들의 이야기입니다. 아직 성글지만 진심이 담겼습니다. 제주의 미래를 꾸려갈 인재들의 다듬어지지 않은 청춘의 날 것을 만나보십시오. [편집자] 

2021학년도 대학 입학 수학능력시험(수능)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고사장의 환경이 많이 바뀌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정부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책상에 ‘가림막 설치’ 방침을 세우면서 큰 논란이 됐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오는 12월 3일 치러지는 수능 시험에서 모든 책상 앞면에 가림막 설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거듭 내비쳤다. 유 부총리는 가림막에 대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지적에 대해 “방해가 되지 않도록 시험지를 넘기는 것까지 시뮬레이션해 불편함을 최소화하면서 가림막을 준비했다”라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수능 가림막’과 관련한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자신을 수험생의 엄마라고 밝힌 청원인은 “고사실의 인원이 예년과 달리 24명으로 줄었고, 모든 수험생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시험을 치른다.”라며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가림막을 구매해 집에서 시뮬레이션을 해봤을 때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고 효율성 측면에서도 의문이 든다.”고 가림막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금도 충분히 좁은데...

실제로 수능 당일 책상에 설치될 가림막의 규격은 가로 60cm, 세로 45cm이다. 지지대 또한 가로 10cm, 세로 9.2cm 정도의 크기이며 시험지는 8절지(가로 27cm, 세로 39cm) 크기다. 가림막이 책상의 상당 부분을 잡아먹기 때문에 시험지를 펼칠 공간이 부족해진다. 지문의 길이가 긴 국어 영역과 영어 영역의 경우 시험지가 책상을 삐져나오기도 한다. 

제주시 소재의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 A 씨는 ‘가림막 설치’에 대해 “수능 가림막은 전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시험지를 펼치면 가림막 때문에 터무니없이 좁은 상황에서 문제를 풀어야 하고 자칫하면 찢어질 수도 있어 걱정된다.”라며 “애초에 감염이 우려돼 가림막을 세우면 양옆에도 세워 부스처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도 아니고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도 할 텐데 예행연습 없이 수능 당일에 시행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가림막 방침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재수생 B 씨 또한 “책상 위에 시험지 이외에 시계나 필기구, OMR카드도 놓아야 하는데 기존에도 좁았던 책상이 가림막 설치로 인해 더 좁아졌다”며 “아크릴판은 크기가 정해져있지만 고사장마다 책걸상의 크기는 서로 다른데 이런 부분도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가림막 설치 방침은 전국 공통 사항이기 때문에 별 다른 추가 조치 없이 그대로 시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주원 제주의소리 3기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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