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JDC 농업전략 특별세션]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모두가 변해야”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 소비 시장 등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국내·외 농업 전문가 모두 제주를 비롯한 우리나라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변화를 꼽았다. 생산자 뿐만 아니라 유통체계, 사람들의 인식 등 다양한 범주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2회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6일 '제2회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에 맞춰 진행된 JDC 농업전략 특별세션 종합 토론회.
6일 '제2회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에 맞춰 진행된 JDC 농업전략 특별세션 종합 토론회.

오후 4시부터 진행된 제3세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이사장 문대림) 농업전략 세션’ 종합 토론에 나선 토론자 모두 ‘변화’를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토론회는 강승진 제주농업농촌6차산업지원센터 이사장이 좌장을 맡았고, △고태훈 농촌융복합산업인증사업자협회 회장 △강호진 주한네덜란드대사관 농무관 △라해문 전 마을만들기포럼 위원장 △안경아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석근 농업인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 고태훈 회장 “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인증 경영체를 위한 공간 필요”

고 회장은 “전국에 1840여개 농촌융복합산업 인증 경영체가 있다. 1차사업, 2차산업, 3차산업이 융복합한 농촌융복합산업은 모두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회장은 “각종 연구기관이나 농업 관련 센터가 스마트농업 기술을 농가에 보급하고 있는데, 보급에 그치지 말고 소재나 품목 등에 대한 조언도 해줘야 한다”며 “원물이 1kg당 200원에 거래되는데, 소비자는 1kg당 3000원에 구매한다. 유통업자 논리에 농촌이 흔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대면 관련 산업이 발달하고, 유통체계도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보다 집에서 주문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 질 것”이라며 “일종의 공동 스튜디오를 조성한 뒤 농가들이 해당 스튜디오에서 자신의 상품을 소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 회장은 “작은 농가들은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힘들다. 작은 농가, 농촌융복합 인증 경영체만을 위한 홍보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 강호진 농무관 “생산성과 농가소득 향상이 우선돼야”

강 농무관은 “아직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생산성이 낮다. 네덜란드의 경우 생산성 고도화로 인한 폐해로 가격경쟁과 환경 파괴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 이제는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전환됐다”고 조언했다. 

강 농무관은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을 같이 도모해야 한다. 우선 농가 소득을 올려야 한다”며 “청년농, 후계농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네덜란드도 농가소득이 높아지자 청년농과 후계농이 점점 늘어났다”고 말했다. 

강 농무관은 “우리나라 농산물 가격은 OECD 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 우리나라와 함께 노르웨이, 스위스, 아이슬란드, 일본 등 5개국 뿐”이라며 “공통점은 산이 많고, 땅이 척박하다. 농가소득이 낮은 상황에서 스마트팜을 도입해도 큰 변화가 없을 수 있다. 소득이 오르면 농민들도 자연스레 환경과 변화를 생각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 라해문 전 위원장 “농민 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 유관기관 모두 변해야”

라 전 위원장은 “스마트팜을 도입한다고 해 현재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각 작물에 대한 소비량과 생산량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담당 기관이 제 역할을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쓴 소리를 했다. 

라 전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농업 교육은 죽은 상태라고 생각한다. 농업 관련 교육이 거의 없다. 신기술 도입을 떠나 기본적인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도 마찬가지다. 기존 농가와 각종 이해관계 눈치를 보면서 예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큰 방향성만 있고, 정책 자체가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 안경아 책임연구원 "생산성만 높이는 단순한 스마트팜은 매력 없어"

안 책임연구원은 “스마트팜을 제주 전역에 반대하는 것은 힘들다. 귤이 익어가는 모습이 매우 아름다워 영주십경(瀛洲十景) 중 하나로 귤림추색(橘林秋色)이 꼽힌다. 스마트팜을 제주 전역에 도입하면 비닐하우스만 보이게 돼 제주의 모습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스마트팜을 제주에 도입할 필요성은 있지만, 특정 작목에 도입할지, 소재로 접근할지는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며 “제주는 섬이라는 특수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산과 유통을 연계한 스마트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안 책임연구원은 “생산성만 높이는 스마트팜은 제주에서는 큰 매력이 없다.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통합적인 ‘먹거리 플랫폼’이 필요하다. 먹거리 플랫폼을 만들면 선순환 체계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석근 사무처장 “원물 생산하는 농민의 변화가 필요”

이 사무처장은 “과거에 비해 제주에 비가 오는 날이 잦아졌다. 또 4계절이 2계절로 바뀌는 것을 농민들은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하지만, 먹고 살기 바빠 농업에 대해서는 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농민으로서의 속 이야기를 터놨다. 

이 사무처장은 “최근에야 (내가) 뿌린 화학 비료로 인해 제주의 지하수가 오염되고 제주의 환경이 파괴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며 “후손들에게 더 좋은 제주를 물려주기 위해 친환경 농업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당수의 농민이 화학 비료를 비료 그대로 밭에 뿌린다. 화학 비료를 물에 녹여 뿌리는 것만으로도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경영비를 아끼고, 효율성도 높다. 결국 나무는 수분을 통해 영양분을 흡수한다. 제주 농민의 의식도 점차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6차산업, 코로나19를 넘어서’를 주제로 열린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12월5일까지 한달간 공식 홈페이지( http://farmingplusjeju.com )에서 전시와 수출품평회, 체험로드 소개 등 온라인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행사는 제주도와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 제2회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제주농업농촌6차산업지원센터·ICC제주·제주의소리·제주CBS가 주관했다. 또 제주도의회,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농협 제주지역본부, (사)한국농식품정책학회, 제주도 농업인단체협의회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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