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주 한경면 해상 풍력발전기 불...헬기 투입돼 3시간여만에 진화

제주 해상에 설치된 해상풍력발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긴급 투입된 소방헬기에 의해 가까스로 진압됐다. 제주에서 풍력발전기에 불이 난 것은 2010년 이래 벌써 네번째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8일 오전 3시 38분께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 앞 해상에 설치된 해상풍력발전기에서 화재가 발생, 이를 목격한 주민이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오전 4시 4분께 포구에 도착했지만, 77.8m 상공에 위치한 발전설비 내에 접근할 수 없었다.

8일 제주시 한경면 해상풍력발전단지 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사진=제주해양경찰서
8일 제주시 한경면 해상풍력발전단지 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사진=제주해양경찰서

제주해경과 풍력발전 관계자에게 화재 사실을 알린 직후, 오전 5시께는 제주해양경찰 소속 500톤급 연안구조정이 풍력발전기 인근에 도착했지만, 역시 높이 문제로 화재 진압에 나설 수 없었다.

최초 사고를 인지할 당시에는 야간비행의 어려움 때문에 소방헬기를 띄우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동이 튼 오전 6시 37분께 소방헬기인 한라매를 현장에 투입해서야 본격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기 시작했다.

8일 제주시 한경면 해상풍력발전단지 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사진=제주서부소방서

한라매에 의해 10회에 걸친 살수가 이뤄졌고, 오전 7시 4분께는 소방 지원에 나선 산림청 헬기가 6회의 살수를 추가로 진행했다. 결국 오전 7시 25분께 진화에 성공했다. 최초 화재 신고가 접수된 지 3시간 30여분이 지난 시점이다.

불이 난 시설은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 앞 공유수면 8만1000㎡에 건설된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용 해상풍력발전단지인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내 설비 중 하나다. 

높이는 77.8m로 출력은 3㎿(메가와트)급이다. (주)한국남동발전이 총사업비 1650억원을 들여 2017년 9월 3㎿급 풍력발전기 10기, 총 30㎿급으로 준공했다.

제주의 경우 2010년 10월 25일 제주시 구좌읍 행원풍력발전단지 풍력발전기 화재 사고를 비롯해 2015년 7월 7일 구좌읍 김녕풍력실증단지, 2017년 4월 12일 제주시 한경면 국제풍력센터 내 풍력발전기 등에서 불이 난 이력이 있다.

앞선 화재는 물론 풍력발전기 화재의 특성상 화재 진압에는 상당한 고충이 뒤따랐다.

고가 사다리차를 투입해도 풍력발전기의 입지적 특성 상 바람이 매우 강하고, 농로에 위치해 있어 장비를 제대로 가동하기는 어려웠던 탓이다. 

특히 이번 화재와 같이 해상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인 경우 초기 진압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헬기가 투입되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해경과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발전기 시설 내에 화재경보장치와 자동진압장치 등이 설치가 돼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일단 진압은 완료된 상태지만, 시설이 해상에 있어 진입함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 추후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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