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안창남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위원장 “지정면세점, JDC와 협의 후 철수”

안창남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삼양․봉개동, 무소속)은 제주관광공사가 면세점 사업에서 손을 떼야 본연의 역할인 통합마케팅을 통한 제주관광산업 육성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기업 면세점에 비해 운영 노하우가 부족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구비할 여력 자체가 없어 ‘돈 먹는 하마’,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안 위원장은 점점 수익이 줄어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지정면세점 운영과 관련해 공항에서 내국인면세점을 운영하는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협의를 통해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고은숙 제5대 제주관광공사 사장 체제 출범과 관련해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주문했다. 또 외부 전문가에 의한 조직진단을 통해 혁신동력을 만들어낼 것도 함께 주문했다.

안 위원장은 특히 사장 임명권자인 원희룡 지사를 향해 “만성적자, 시내면세점 사업 실패에 대해 본부장 정도가 사과하는 선에서 마무리해서는 안된다. 사장 임명권자이자, 최고 정책결정권자로서 도지사가 직접 도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창남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 ⓒ제주의소리
안창남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 ⓒ제주의소리

Q. 기초의회 의원을 역임(재선)한 3선 의원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무소속 상임위원장으로서 한계 같은 것은 없나.

그런 것은 없다. 원 구성할 때는 정당 소속이 중요한데 일단 의정활동 시작하면 위원회 소속 위원들끼리의 관계, 협의 과정이 중요하다. 특히 문광위는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으로 비율도 일하기 좋은 여건이다.

Q.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복당 계획은 없나.

젊을 때부터 민주당서 잔뼈가 굵어왔기 때문에 뼛속까지 민주당원이라고 할 정도로 민주당 맨이다 사실. 당시 공천 문제로 탈당했지만, 제 발로 걸어서 나왔기 때문에 스스로 들어가지는 못하겠지만 당에서 필요로 할 때 요구가 있다면 입당할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다.

Q.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피감기관인 제주관광공사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인사청문회 얘기를 해보자. 이번 행감에서 피감기간 중 가장 많은 비판이 제기된 것 같다. 무엇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보나.

행감서 상당히 큰 이슈였고 의원님들이 가장 많이 지적했던 기관이 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였다. 2008년도 설립 이후 12년이 흐르는 동안 경영 재무상태가 상당히 위험한 수위에 처해 있다. 그래서 이런 부분 초래한 것에 대해 지적했고, 앞으로 이를 어떻게 개선해나갈 것인지 묻고, 위원회 차원의 요구사항들도 주문했다.

Q. 무엇보다 막대한 도민혈세가 투입됐음에도 여전히 제주도의 지원 없이는 자생력이 없다는게 문제가 아닌가 싶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안창남 문화관광체육위원장. ⓒ제주의소리
안창남 문화관광체육위원장. ⓒ제주의소리

관광공사 설립목적이 통합관광홍보마케팅을 통해 관광객 유치를 확대시키고 지역 관광업체에 도움을 주고, 도민의 소득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런데 수익성 사업에 치중하다 보니 재무위기를 초래하지 않았나 본다. 예를 들어 시내면세점 사업의 경우 약 260억 가까운 적자, 항만면세점도 90억원 투자하고 운영도 못하는 실정이다. 구 노형파출소 자리에 사업 한다 해서 매입했다가 민간사업자와 사업 추진하다 멈춰버리는 바람에 30억원이 묶여 있다. 전체적으로 막대한 예산 투입됐음에도 실질적으로 적자를 초래하거나 사업이 중단되다 보니 본연의 업무가 뒤로 밀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Q. 대표적인 실패사례가 외국인전용 시내면세점이다. 내국인전용 지정면세점(ICC 내)도 올해 적자가 예상된다. 위원장께서는 JDC와 협의를 통해 사업을 철수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 공사는 수익사업 한다고 하면서 시내면세점과 지정면세점 두 개를 운영해 왔는데 2016년부터 시내면세점은 사업특허권 포기하면서 적자 260억원을 발생시키고 멈춰 있는 상태다. 지정면세점도 2016년에 70억 정도 흑자 났지만, 점점 줄어 작년의 경우 4억7000만원 정도 흑자에 불과했고 올해는 약 12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물론 코로나19로 해서 관광객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는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면세점 운영 노하우가 상당히 빈약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도 구비가 안되어 있다. 여기에 위치마저 열악한 곳에 자리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누적돼 앞으로도 흑자 전환이 쉽지 않다고 본다. 그렇다면 공항면세점 운영하는 JDC의 사업 규모가 크고 노하우도 있으니 협의를 통해 경쟁체제의 고리를 끊고 사업을 넘겨 댓가로 관광공사가 필요한 예산을 받으면 어떻겠나 제안을 했던 것이다. 제안은 했지만, JDC도 국가공기업이라 결정 과정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그런 노력들을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Q. 제주시 노형오거리 인근 부지도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활용방안에 대해 공사 측에 제안했거나 제안하고 싶은 아이디어 같은 것은 없나.

아이디어가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랜드마크적인 건축물 미디어파사드 사업을 추진해서 연 2억~3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공사 기획단이 추진한 것인데, 도공유재산을 14억 정도 들여 매입하고 건물을 다 철거하고 터파기까지 해서 또 15억 이상 예산 들어가 총 30억 정도 투입된 사업인데, 민간사업자가 경영상 어려움으로 포기하는 바람에 멈춰 서있다. 지금 공사 재무구조상 거기에 새로운 건축물 지으려면 50억 정도가 필요한데 그런 능력이 안 된다. 당초 목적대로 랜드마크 건축물 용도가 살아날 것인지도 의문이다. 인근 드림타워 준공되면 그 마저도 쉽지 않다. 그런데 이를 다른 용도로 쓰려고 해도 여의치 않다. 당초 목적에 따라 국가 부지를 매입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으면 도로 환원해야 한다. 해결방안이 거의 없다고 본다. 지금까지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공유재산이니 도로 환원시키는 것이 공사 재무 상황을 감안할 때 가장 합리적이지 않나 생각한다.

Q. 행감에서는 미래전략위원회가 도마에 올랐다. 원희룡 지사의 사조직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정책고문(김상협)은 제주연구원장에, 공동위원장(고은숙)은 제5대 제주관공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만한 논란들을 스스로 키운 측면이 있다. 사실 미래전략위원회가 코로나19 정국을 맞아 어떻게 제주관광을 이끌어 갈 것인지, 미래비전 등을 제시하기 위한 조직이라는데 실질적으로 코로나19 타개하려면 최상위 법정기구인 관광진흥협의회 가동해서 정책들을 제안받는 것이 옳다고 본다. 한시적인 조직인만큼 빠른 시일 내 해산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제주의소리와 '이슈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안창남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와 '이슈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안창남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 ⓒ제주의소리

Q. 28일 열린 관광공사 사장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고은숙 후보자에 대해 ‘적격’ 의견을 냈다. 우려되는 점은 없나.

인사청문을 통해 ‘적격’ 의견을 냈지만, 고은숙 사장은 사실 관광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 또 관광현장도 잘 모르고 관광행정 경험도 전무해서 걱정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적격’ 의견을 낸 데는 지금 위기에 빠진 공사를 어떻게 제 역할 할 수 있도록 만드느냐에 방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공사 사장들이 대체적으로 한국관광공사 출신이거나 교수, 고위공무원 출신들이 임명됐었는데, 재정상태나 당초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 것들이 누적되어 왔다. 그래도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다년간 마케팅 전문가로 직장생활을 해왔던 고 사장이 새로운 통합마케팅을 제대로 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가 있다. 관광산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융․복합적인 면이 많다. 이를 전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면과 면세점 계속 운영된다면 상품 포트폴리오를 통한 경영 개선책까지 제시한 것이 그나마 청문위원들의 생각과 일치해서 ‘적격’ 의견을 냈다. 그런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고은숙 사장과 임명권자인 원희룡 지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달라.

공사를 설립한 것은 행정이 하지 못하는 부분, 민간인 관광협회가 할 수 없는 부분을 아우르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목적들을 수행하는데 진력을 다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수익사업에 매달리다 보니 결국 목적도 이루지 못하고 수익사업은 적자가 나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잃은 형국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사장은 경영을 혁신하는데 최우선 과제를 부여해야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지금의 틀 안에서 사장만 바뀐다 해서 업무나 정책 바뀌겠나. 기본적으로 인적쇄신이 필요하다. 그 다음은 외부 전문가에게 맡겨서 조직진단을 해볼 필요가 있다. 면세점은 적자가 나고 있기 때문에 사업을 가능한 최소화 해야 한다고 본다. 도지사도 공사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출자출연기관이나 공기업 사장 임명권자는 도지사다. 최종 정책결정도 도지사가 한다. 본부장 정도에서 사과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지 않는다. 도지사는 그런 부분에 대해 정확히 사과도 할 줄 알아야 한다. 도지사의 역할을 더 정확히 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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