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9회 정례회 새해예산안 심사 돌입…출연금․공기관대행사업비 ‘현미경 검증’ 예고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확장재정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온 제주도의회가 5조8299억원 규모로 편성된 2021년도 제주도 예산안에 대한 대규모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코로나19발 예산전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16일 제389회 제2차 정례회 개회사를 통해 “재정은 정책을 실현하는 수단이다. 예산안에는 내년도 제주사회가 가야할 방향과 목표가 담겨져 있어야 하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인 경제활력 조치를 가동하기 위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제주도가 지난 13일 제주도의회에 제출한 2021년도 예산안은 5조8299억원 규모다. 전년에 비해 0.12% 늘어나긴 했지만, 전국 광역시도(평균 7.3% 증가)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좌남수 의장은 “원희룡 도정은 ‘도민이 행복해서 살맛나는 더 큰 제주 건설’을 표방했지만, 코로나 피해가 가장 큰 문화관광을 비롯해 환경, 에너지 분야 예산감소는 제주의 가치, 제주가 지향하는 목표와도 부합하지 않고 있다”며 “도민의 뜻을 대변해야 하는 의회의 입장에서 보면 예산안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보인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제주도가 일하지 않는다고도 비판했다. 좌 의장이 크게 문제 삼은 것은 △출자출연기관 출연금 △공기관 대행사업비 등 2개다.

출자출연기관 출연금은 전년 대비 163억원(23.3%) 늘었고, 공기관 대행사업비는 2년 만에 2240억원(81.3%) 증가한 4991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좌남수 의장은 “기관 본연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경영성과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의회가 예산편성의 적정성부터 철저히 따지겠다”며 강도 높은 예산심사를 예고했다.

부동의 전국 1위라는 오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농가부채와 관련한 해결방안 마련을 강하게 주문하기도 했다.

좌남수 의장은 “민선 6기 출범 당시인 2014년 5400만원이던 농가부채가 지난해에는 7500만원으로 37.7% 증가했다. 농가부채와 농가자산은 늘었지만 농가소득은 오히려 감소했다”며 제주농업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제주농업의 지속성을 위협하는 농가부채 문제는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 아니라 해결과제”라며 “도에서 T/F팀을 구성해서라도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농가부채 감소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현안인 4.3특별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도의회뿐 아니라 지사께서도 그 동안 법안 처리를 위해 애를 썼지만 법안통과는 여야 합의 속에 이뤄지는 만큼 제주도민들의 뜻을 국민의힘 지도부에 잘 전달해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야당 정치인로서의 역할을 당부했다.

최근 제주도에 200억원의 특별기부금을 전달한 제주도개발공사에 대해서는 “코로나 위기극복을 위해 적극 나서준 개발공사 임직원들에게 고마운 말씀을 전한다”고 감사의 말을 전한 뒤 나머지 공기관 및 출자출연기관을 향해 “도예산을 지원받으려고만 할 게 아니라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개발공사의 상생 정신을 본받으라”고 우회 비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021년도 예산안에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을 통해 “경제여건이 좋지 않음에도 의회와의 협치 아래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가용재원을 끌어모으고 지방채를 발생해 최선을 노력을 다했다”고 토로했다.

원희룡 지사는 “지방채는 침체된 경기 부양과 도민안전을 위한 재해예방․복구사업에 투입하겠다”며 “지방채 발행을 하더라도 2025년까지 채무비율 18% 이내로 관리해 재정건정성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도의회는 이날부터 12월15일까지 30일 회기로 제389회 제2차 정례회를 연다. 16일부터 3일간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에 이어 20일에는 이석문 교육감을 출석시켜 교육행정질문을 벌인다.

이어 상임위원회별 조례안 및 2021년도 예산안 심사를 진행한 뒤 12월2일부터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본예산 심사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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