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수업나눔축제 5일차, 특수학급 교사들 '도전기'

제5회 수업나눔축제 특수교육 수업나눔 방송 갈무리.
제5회 수업나눔축제 특수교육 수업나눔 방송 갈무리.

유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겹치며 쑥대밭이 됐던 제주 교육 현장. 그중에서도 특수학급 교사들은 더욱 막막한 시기를 이겨내야만 했다. 직접 마주해도 가르치고 돌보기 쉽지 않은 학생들을 온라인으로만 대하기엔 한계가 분명했던 터다.

어려움 속에서도 선생님들은 길을 찾았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교수법을 익혀나가는 등 도전을 마다하지 않은 결과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주최로 지난 11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제5회 수업나눔축제' 다섯번째날은 특수교육 교사들이 참여해 '우리는 길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는 주제로 그간의 고충과 보람을 나눴다. 제주미래교육연구원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은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행사로 열렸다.

교사들은 '성장하는 특수교사', '실천하는 특수교사' 등으로 소주제를 통해 코로나19 시국에 맞닥뜨린 솔직한 심경을 전하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나눴다.

애월중학교 강연숙 특수학급 교사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꼭 해야하는지, 바쁜데 수업고민과 자료준비를 언제 해야하는지, 재구성을 하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하는지 막막했고, 선생님들은 다 같은 고민을 가졌을 것으로 본다"며 "고민만 하고 있다가 다른 교사들과 함께 모임을 갖고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 동기부여와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운을 뗐다.

강 교사는 "1학기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했다고 보기는 힘들고 수업이 가능한지 시연만이라도 해보고 싶었다.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며 "진로와 직업 개별화 교육계획에 농사 활동을 넣었다. 애완식물 키우기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대파를 물에 심고, 공기정화식물을 재배하고,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며 생각을 정리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학생 전면 등교가 이뤄지면서 직접 식물에 물을 주고 잡초를 제거하도록 했다. 2~3회에 걸쳐 수확하고, 채소가 자라는 모습을 직접 보며 아이들은 통합적으로 체험과 나눔을 배울 수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강 교사는 "학생들은 눈에 띄게 수업을 좋아하고 똑똑해진 것은 아니지만 성과는 있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반복적인 학습과 이론과 실전을 연계한 교육과 같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교육은 없을 것"이라고 평했다. 또 "제 자신이 변화했음을 실감했다. 수업시간이 예전보다 확실히 소중하데 느껴졌다. 수업에 대한 계획과 고민을 계속하게 되고, 수업에 대해 배우고 서로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제5회 수업나눔축제 특수교육 수업나눔 방송 갈무리.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송미경 특수학급 교사도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수업성장 사례를 소개했다.

송 교사는 "처음 아이들은 코로나19 시국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학교에 못가요?', '코로나19 때문에 왜 못가냐고요?', '내가 하지 않았는데 나도 위험하다고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나에게 영향을 준다고요?'와 같은 질문에 직면해야 했다"고 말했다.

송 교사는 "이전부터 나와 가족 이외에는 관심이 없는 장애 학생도 권리와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이 항상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실시되면서 이런 대화를 하게 됐다. 아이들은 세상에서 일어난 일로 인해 자신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에 신기해하고 놀라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고민을 해결할 기회가 생긴 것 같았다. 이 시간을 교육의 기회로 삼고 시민으로서의 성장을 주제로 수업을 시작했다"며 교육과정을 기획한 배경을 설명했다.

송 교사는 "자신의 삶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시민, 지역사회를 알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민주시민으로서의 교육을 동일패턴으로 반복적으로 진행했다. 때로는 건강에 대해, 때로는 환경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다"며 "아이들은 세상에 대한 관심사가 많아졌고, 지식이 폭발적으로 확장했다"고 보람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제5회 수업나눔축제는 18일까지 이어진다. 17일은 '위기 속에서 함께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고등학교 수업 나눔이,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온라인 수업에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중학교 수업 나눔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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