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수업나눔축제 마지막날, 위로와 격려 나눈 학생-교사들

제5회 수업나눔축제 마지막날 라이브 방송 갈무리.
제5회 수업나눔축제 마지막날 라이브 방송 갈무리.

"선생님이 저희에겐 힘이 되고 든든해요. 저희에게 최선을 다해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항상 좋은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나중에 베푸는 사람이 될게요. 지금도 열심히 교육현장에서 노력하시는 모든 선생님 화이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폐해진 교육 현장이었지만, 함께 난관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들은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가 됐다. 

강해 보이기만 했던 선생님의 현실적인 고뇌, 측은하게만 느껴졌던 학생들의 단단한 내면을 확인하자 현장에서는 모처럼 함박웃음이 터져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주재로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제5회 수업나눔축제'의 마지막 날은 교사와 학생들이 한데 모여 코로나19 시국에 직면했던 서로의 고충과 앞으로의 희망을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현장에는 제주중앙중 고종원 교사와 제자인 제주중앙중 3학년 이대근, 고준영, 한재훈 학생, 제주동중 홍현주 교사와 2학년 김서연, 부주선, 박혜린 학생이 참여했다.

이들은 갑작스런 온라인 수업을 경험하며 느낀 각자의 목소리를 전해듣고,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코로나19가 학교를 힘들게 하더라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격려의 모습이었다.

홍현주 교사는 "처음 개학 연기됐을 때는 시간을 보너스로 번 것 같았지만, 점점 더 개학 시간이 연기되니 달라졌다. 교육활동을 하지도 못하고, 보고싶었던 학생들을 사진 명단으로만 보니 슬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서연 학생은 "코로나19 뉴스를 처음 봤을 때 당황스런 마음이 컸다. 2학년이 되면 열심히 학교생활 해야지 기대했는데 학교도 못가고 친구들도 못보고, 코로나19가 심각해졌다는 것에 많이 무서웠다"고 했다.

고종원 교사는 "솔직한 생각으로 등교개학이 연기됐다는 뉴스를 보고 이 상황이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영상편집을 위해 프로그램 하나 구입했는데 체험한 90일짜리를 줬다. 90일 이후에는 이 상황이 끝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재훈 학생은 "처음에 연기 소식을 들었을 때는 방학이 길어진 것 같고, 학교를 가지 않아도 돼 좋았는데, 날이 늦춰질수록 '이러다 진짜 학교에 못가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됐다. 인생의 한 번밖에 없는 순간을 그저 집에 앉아 컴퓨터만 바라볼 수 있었기에 그랬던 것 같다"고 맞장구쳤다.

특히 갑자기 시작된 온라인 수업이 교사는 물론 학부모와 학생들 모두를 당황스럽게 했던 당시의 상황에 대해 모두가 한 목소리로 공감했다. 

홍현주 교사는 "평소 내성적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터라 카메라 앞의 자신이 너무 어색해서 몸둘 바를 모르겠더라. 학생들을 생각하면 짠한데 또 카메라 앞에 서면 버벅거리고, 그 괴리가 컸다. 영상 찍으면서도 계속 NG가 나 등교수업보다 수업준비 시간이 몇 배는 더 걸린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고종원 교사도 "개인적으로 평소에 수업을 준비하면서 자료 제작에 시간을 많이 들이는 편이다. 이번 온라인 수업 준비할 때는 평소보다 더 많은 자료 제작이 필요했다"며 "그렇게 고생해서 만들었지만 학생들이 응원의 댓글 메시지를 많이 준 덕분에 더 힘을 내서 자료 제작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선생님들의 솔직한 고민을 전해들은 아이들도 긍정적인 격려로 화답했다.

부주선 학생은 "선생님이 내성적인 성격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선생님들은 뭐든 뚝딱 하는 것 같았는데 집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보다 선생님들이 더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결도 해야하고 수업에 자가진단까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고준영 학생도 "선생님이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코로나 시기에 온라인수업 처음이지 않나. 처음부터 수업이 완벽하고 깔끔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짧은 생각을 되돌아보게 됐다"며 선생님들이 반 전체를 관리하고 피드백도 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스럽다"고 응원했다.

그러면서 "정성스럽게 수업 만드시는 것 잘 알기 때문에 그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더욱 열정적으로 활기차게 수업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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