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훈 의원 “해녀들이 투쟁해서 지켜줬는데…”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5년만 찬밥신세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송영훈, 현길호, 강성균 의원(왼쪽부터).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송영훈, 현길호, 강성균 의원(왼쪽부터). ⓒ제주의소리

제주도의 2021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해녀문화유산과의 존폐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올해 대비 예산이 25% 가까이 삭감되면서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5년 만에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송영훈 의원(남원읍,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제주도 해양수산국 소관 2021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요즘 코로나19에 소라 일본 수출길까지 막히면서 해녀삼촌들이 매우 어렵다”며 “그런데 해녀문화유산과 예산이 전년 대비 24.6%나 감소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해녀문화유산과의 예산은 21억9946만원. 이는 2020년도 29억1597만원에 비해 24.6%가 줄어든 것이다. 전년 대비 예산의 1/4이 잘려나간 셈이다.

지난 6월 조직개편 당시 해녀문화유산과 통폐합을 추진하려다 해녀들의 강한 반발을 샀던 기억까지 소환됐다.

송 의원은 “지난 여름 도청 앞에서 해녀삼촌들이 시위를 했던 것을 기억하느냐. 그렇게 노력해서 해녀문화유산과를 존치시켰는데, 행정에서 예산으로 도와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 폐과로 가도 좋은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조동근 해양수산국장은 “그렇지 않아도 예산이 많지 않은 부서인데, 4분의1 가까이 감소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부족한 예산은 내년에 추경 등을 통해 최대한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길호 위원장(조천읍, 더불어민주당)은 해녀 고령화와 관련해 “신규 해녀가 몇 명이나 되느냐”고 물은 뒤 고창덕 해녀문화유산과장이 “올해 17명이 신규 등록했다”고 답변하자, “그렇게 해서 (해녀 관련) 사업이 지속성, 확장성이 있다고 보느냐. 다른 부서와 통폐합해서 사업들을 내실있게 끌고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히 고민이 된다”고 우회 비판했다.

강성균 의원(애월읍, 더불어민주당)도 해녀문화유산과장을 상대로 “1년이 넘도록 업무파악이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해녀문화유산과가 존치될 수 있다고 보느냐”며 “예산은 투쟁이다. 전년에 비해 예산이 그렇게 삭감된 것은 그만큼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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