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농성 37일째 "원희룡 지사 약속 이행하라" 촉구

26일 단식투쟁 37일차를 맞아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씨.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53)씨가 단식투쟁 37일차인 26일 오후 1시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희룡 지사는 현 제주공항을 활용할지 제2공항을 할지 가중치 없이 전체 도민에게 묻는 여론조사에 당장 합의하라"고 촉구했다.

김경배씨는 "제2공항 건설계획은 부지 선정의 부당함과 환경파괴 문제가 끝도 없이 드러나고 있고 공군기지로의 활용 문제까지 불거지며 제주도민의 제2공항 반대여론이 높아져만 가고 있다"며 "원 지사는 2016년 중요한 환경 훼손 우려가 발생하면 제2공항을 중단 요청하겠다는 약속을 했음에도 KEI의 부지 부적합 의견에도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론조사 진행 문제에서는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을 지켜내 살던 대로 살고 싶은 4개 마을 주민의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없던 이득을 챙기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을 피해자라 규정하며 성산읍 전체 주민에 대해 가중치를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김경배씨는 "제2공항 건설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국토부의 입장을 대변하며 전문가 의견이 현 공항 활용 불가이므로 제2공항 찬반에 대해서만 도민의견을 물어야 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며 "이에 항의하기 위해 환경부와 제주도청 앞에서 노숙 단식을 진행했고 원 지사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했지만 단식 37일째가 돼도 면담 요청에는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대로는 결단코 제2공항 건설을 진행시킬 수 없다"며 "제2공항에 대해 가중치 없이 전체도민에게 묻는 여론조사에 당장 합의하고, 중요 환경훼손 우려가 있을시 중단 요청하겠다는 약속과 제2공항에 공군기지를 들이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확답을 받아오겠다던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김경배씨는 제2공항 조성 계획 철회를 촉구하며 2017년 10월에 42일간,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38일간, 2019년 12월 11일부터 열흘간, 2020년 9월 10일부터 19일간 단식투쟁을 벌인 바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이번 단식투쟁은 다섯번째로,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단식을 벌이다가 제주도청 정문 앞으로 농성장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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