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주지역 카지노와 골프 업계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잇따른 카지노 휴업으로 관광진흥기금도 직격탄을 맞았다. 

26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외국전용카지노 8곳 중 절반이 휴업에 들어간데 이어 나머지 업체들도 줄줄이 단축 영업에 나서고 있다.

카지노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노선이 줄줄이 폐쇄되면서 내방객이 급감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하루 5000명에 이르던 외국인 관광객은 현재 100명대로 쪼그라들었다.

문을 열수록 손해가 쌓이자 제주썬카지노와 로얄팔레스카지노, 아람만카지노, 메가럭카지노 4곳은 휴업을 결정했다.

공즈카지노와 LT카지노, 파라다이스카지노제주그랜드는 오후 2시부터 오전 2시까지 영업시간을 반으로 줄였다. 24시간 정상 영업은 랜딩카지노가 유일하다.

카지노 업체 관계자는 “손님이 없어 운영을 해도 적자만 쌓인다. 문을 열어도 매출이 떨어져 유급휴직까지 결정했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오지 않은 이상 대책 자체가 없다”고 토로했다.

도내 카지노 매출액은 2019년 기준 1903억원까지 올랐지만 올해 예상액은 400억원 수준으로 점쳐지고 있다. 2018년에는 랜딩카지노 개장 효과로 역대 최고액인 5112억원을 기록했다.

업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제주도 관광진흥기금도 급감했다. 관광진흥기금은 카지노 매출액에 부과되는 카지노납부금과 제주국제공항에서 출국 시 부과되는 출국납부금으로 채워진다.

2019년 기준 카지노 매출에 따른 관광진흥기금만 475억원에 달했지만 올해는 40억원대 추산되고 있다. 이마저 제주도가 납부 유예를 결정하면서 사상 첫 수입액이 0원을 기록하게 됐다.

반면 골프업계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호황을 누리고 있다. 10월 기준 도내 30개 골프장의 내장객은 28만1604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중 65%인 18만3772명이 관광객이다.

올해 1월 내장객은 10만2610명에 머물렀지만 5월에 19만2717명으로 치솟은데 이어 3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11월에는 손님이 더 몰리는 경향이 있어 역대 기록 경신도 점쳐지고 있다.

그동안 해외 저가 골프여행 상품에 밀려 고전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전국의 골프족들이 제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 난립으로 인한 출혈경쟁 탓에 재산세를 체납하는 일도 있었지만 밀려드는 내장객으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특수를 경험하고 있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인들이 연락하면 곧바로 예약을 잡아줬지만 올해는 이미 12월까지 빈자리가 하나도 없다. 도내 모든 골프장에서 부킹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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