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대학교 1학년 홍지민

나는 기자가 올바른 객관성을 가지고 '양측의 의견'을 보도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객관적이지 않은 기사를 사람들로 하여금 '객관적'인 기사로 느끼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양측보도를 하는 것이 바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언론의 형태를 다른 말로 '언론의 기계적 중립'이라고도 한다. 우리는 '언론의 기계적 중립'을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데, 나는 최근 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제주 제2공항'과 관련된 언론들을 예시로 들어 '기계적 중립의 문제'를 살펴보았다.
 
11월 12일 연합뉴스는 “제주 제2공항 건설 '도민 여론조사' 놓고 또 갈등이란 기사 를 보도했다. 나는 이 기사가 '객관적으로 보이기 위해' 일부로 기계적 중립을 지킴으로써 '양측보도의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이 기사는 '찬성 측'의 주장이 '반대 측'의 주장보다 더 많이 작성되었다. 겉으로만 보면 찬성 입장도 3문장, 반대 입장도 3문장으로 공평한 듯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찬성입장은 3문장 모두 그들의 주장을 자세히 서술해 준 반면, 반대 입장은 3문장 중 2문장이 찬반논쟁과는 관련 없는 '김경배'씨와 관련된 이야기이며, 반대 입장의 주장은 고작 1문장 밖에 없음을 발견할 수 있다. 

2. 기사 속 사진이나 대표 단체 선정과정을 통해 마치 대부분의 사람들이 찬성의 입장이고, 소수의 사람들만이 반대의 입장인 것처럼 왜곡하였다. 사진만 보면, 찬성 측의 사람들은 적어도 열댓 명이 넘어 보이지만, 반대 측의 사람은 고작 한 명 밖에 없다. 또한 찬성 측의 입장으로는 '범도민 연대'라는 단체를 선정한 반면, 반대 측 입장으로는 '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등의 단체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경배씨 한 분만 선정함으로써, 마치 '김경배'씨 만 반대하는 것처럼 묘사하였다. 즉 이러한 이유들로, 이 기사의 실상은 '찬성 측'의 입장을 두둔하고 있는 기사라고 할 수 있으나, 겉으로 보기엔 '공정'해 보이고, '객관적'인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 바로 '언론의 기계적 중립의 문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두 번 째는 2020.11.15일 제2공항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현 제주도정과 제주도의회의 의견 차이를 다룬 제민일보의 “제2공항 여론조사 방식 의견차 여전” 기사이다. 이 기사 또한 겉으로 보기에는 객관적으로 양쪽의 주장을 동일하게 나열하고 그로 인한 현 상황을 서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그 사이사이 문맥을 살펴보면 이 기사의 흐름이 '현 제주도정'쪽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1. 현 제주도정을 '제주도'라고 지칭. 현재 '여론조사 문항을 제2공항 찬반에 한정해야 한다는 것, 성산읍 주민에게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는 곳은 '제주도'가 아니라 '현 제주도정'이다. 하지만 현 제주도정을 '제주도'라고 지칭함으로써 마치 제주도의회가 극소수의 일부의 의견처럼, 많은 제주도민들이 '현 제주도정'과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처럼 나타내고 있다.

2. 마치 '제주도의회' 때문에 일이 지연되고 있다는 듯한 표현, '현 제주도정' 옳은 일에 '제주도의회'가 반대하고 있다는 듯한 어휘선정에도 문제가 있다. 기사에서는 현 제주도정는 여론조사 문항을 제2공항 찬반에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성산읍주민에게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주도의회는 제2공항 찬반 뿐 아니라 확장여부도 포함해야한다는 의견과 지역, 성, 연령별로 표본을 할당하자는 의견을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와 함께 여론조사 과정에서 성산읍 지역 주민에게 가중치를 부여해 분석해야 한다는 제주도의 의견에 도의회가 사실상 반대의 뜻을 전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위 문장에서 제주도의회가 '반대'의 뜻을 전함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과연 객관적인 시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바꾸어 이야기하면 현 제주도정이 제주도의회와 '반대'되는 뜻을 표함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것 아닌가? 이것은 위에 예시로 든 기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제주도의 많은 언론사들이 '제주 제2공항'에 대해서 '현 제주도정'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형세를 취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한국의 많은 언론사들이, 많은 기사가 여러 이익관계 속에 얽혀있고, 그로 인해 이들은 권력을 가진 집단에 편향되어 마치 이것이 진리인 양 많은 소식을 전하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라도 하나의 기사만을 보고 그 기사의 내용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다시 되짚어보고, 여러 기사들을 찾아보며 스스로 이 기사의 진짜 내용을 '분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홍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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