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과 관련한 화환이 공공시설에 버젓이 설치됐지만 제주지방검찰청이 한 달 가까이 이를 방치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1월 초부터 제주시 이도2동에 위치한 제주지방검찰청 남측 정문 담벼락에는 2m 높이의 화환이 연이어 설치돼 현재는 5개로 늘었다.

화환에는 ‘대한민국 법치 바로 잡아주세요’, ‘대한민국검사님 권력을 남용하는 기생충 박멸하여 주십시오’, ‘국민들이 분노한다 윤석렬’, ‘이환우 검사님 응원합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이들 화환은 특정 보수단체에서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수단체는 앞선 10월19일부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석열 청장을 응원하는 화한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지방검찰청 소속 이환우 검사가 10월2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추미애 장관을 겨냥해 ‘검찰 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화환 설치가 제주까지 번졌다.

이 검사는 게시글에서 “먼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 장악을 시도하면서, 2020년 법무부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들을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지 우려된다”면서 추 장관을 공개 비판했다. 

김수현 제주지검 인권감독관도 “검찰총장 직무배제를 하려면 그에 걸맞은 이유와 근거, 정당성과 명분이 있어야 할 텐데 직무배제 사유 어디에도 그런 문구를 발견할 수 없다”며 추 장관을 겨냥한 글을 올렸다.

검사들이 온라인에서 설전을 벌이는 사이 화환은 바람에 날리고 찢겨 시민들을 위협했다. 꽃은 시들고 주변에 쓰레기까지 버려져 멀쩡한 가로수의 미관까지 해치고 있다.

청사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주변에 택시 정류장 있고 인근에 학원까지 있어 강풍에 보행자들이 다칠 위험이 있다. 쓰레기도 널브러져 보기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화환은 청사 내부가 아닌 외부에 설치돼 있고, 자체적으로 수거할 경우 개인 재산으로 인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재로서는 자체적으로 치울수 없다"고 밝혔다.

이도2동주민센터는 “검찰청 부지 영내에 설치된 경우 행정에서 임의적으로 치우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검찰의 공식 요청이나 민원이 제기되면 추후 처리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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