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JDC4차산업혁명아카데미] 오승현 쇼 엔터프라이즈 대표, “인도네시아, 인구는 전 세계 4위지만 프리미엄·로컬 콘텐츠 부족”

JDC4차산업혁명아카데미 2020년도 2학기 마지막 강의를 펼친 오승현 쇼 엔터프라이즈 대표. 사진=JDC4차산업혁명아카데미 영상 갈무리. ⓒ제주의소리

제주에서 나고 자라, 세계 유명 애니메이션 프로덕션을 거쳐 글로벌 애니메이션 프로덕션의 수장으로 활약 중인 오승현 대표가 제주청년들에게 콘텐츠시장의 가능성과 조언을 건넸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대학교가 공동주관하는 JDC4차산업혁명아카데미가 비대면 온라인 영상으로 2020년도 2학기 열두 번째 강의를 1일 공개했다.

디즈니, 위너브라더스, 드림웍스 등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연출을 맡으며 다양한 작품으로 이름을 알렸던 오승현 애니메이션 감독 겸 쇼 엔터프라이즈(SHOH Enterprise) 대표가 ‘애니메이션 기반 종합 콘텐츠 산업의 미래 비전’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인도네시아에서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오 대표는 애니메이션 기반의 융복합이 가능한 종합 콘텐츠,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오 대표는 “IP비즈니스에 관심 있고 종사하시는 분들이 IP의 가치를 알고 싶어 한다면 딱 2가지만 알면 된다. 이 IP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좋아하고 있느냐를 판단하면 된다. 그 질문으로 IP의 가능성 내지 가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P의 최대 성공 사례 포켓몬을 예로 들며 “꾸준하게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 콘텐츠를 노출해 인지를 높인 포켓몬은 2016년 포켓몬고로 전 세계적인 히트를 쳤다. IP의 진정한 롱텀(Long-term)전략은 IP를 최대한 노출하고, 넓은 인지도를 만든 후 좋은 콘텐츠를 계속 공급하다가, 킬러 콘텐츠가 터졌을 때 가치가 폭발한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증가와 높은 문화 수용도 등의 이유로 유망 콘텐츠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어 새로운 글로벌 콘텐츠 시장으로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이슬람 국가의 수요와 가능성을 강조했다.

오 대표는 “인도네시아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굉장히 쉽게 수용하는 편이다. 한국 애니메이션 수출도 많이 돼있어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방영 애니메이션의 50% 이상이 한국 애니메이션일 정도”라면서 “인도네시아 인구가 2억7천만 명으로 전 세계 4위다. 연간 500백만 명 정도의 신생아가 탄생한다. 인구가 많은데 평균연령이 낮은 이런 국가가 굉장히 희소하다. 인적 역량과 콘텐츠 시장이 커질 잠재적 역량이 어마어마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의 경우 특징 중 하나가 프리미엄 콘텐츠가 별로 없다. 딱 4개로 그중 2개가 MNC에 재직할 때 만들었던 거다. 수입 콘텐츠 수요도 크지만 로컬 콘텐츠 시장 반응도 폭발적이다. 우리나라의 ‘뽀로로’처럼, 아직 인도네시아의 아이들의 맘에 자리 잡은 캐릭터가 없다. 그걸 제가 만들어보겠다는 게 제 꿈”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프리미엄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슬람 콘텐츠 시장에서 성장한 콘텐츠 사례. 이슬람 애니메이션 유튜브 채널 '누사 케이스'는 약 2년만에 666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이슬람 팝 싱어 '마헤르 자인 케이스'는 신곡 발표 후 영상 게시 일주일만에 영상 조회수 1억뷰를 돌파했다.

일본, 미국을 거치며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탄탄대로를 걷던 그가 돌연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로 떠난다는 말에 친구, 가족은 모두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그는 가능성을 믿고 몸을 던진 인도네시아가 모두의 편견을 깰 만큼 따뜻하고 매력적인 곳이라고 했다.

오 대표는 “이슬람교라는 종교에 대해 전 세계에서 서구문화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막상 와서 살아보니, 하루에 5번씩 기도를 올리며 순수하고 열심히 살아가려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고, 온건한 종교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또 “이슬람 프리미엄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바로 히트한다. 물론 그들의 율법과 문화 등을 잘 고려해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쇼 엔터프라이즈도 이슬람 지도자와 컨소시엄을 맺고 콘텐츠 컨설팅을 받으며 꼼꼼하게 점검해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제주청년들에게 “여러 나라에서 일을 해보고 문화를 경험하면서, 경쟁사회 속에서 나의 행복을 뒤편에 뒀던 한국에서와 달리, 느리게 살면서도 행복한 사람들을 만났다. 나의 본질과 좋아하는 일, 가치 있고 행복한 일을 찾고 더 많은 기회와 가능성을 스스로 부여했으면 한다”고 용기를 북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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