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다른 곳 몰라도 공영주차장도 안돼?...도 "소상공인 지원 취지 안맞아"

제주도가 총괄 관리하는 공영주차장이나 공영관광지, 공영버스 등에서도 제주형 지역화폐 ‘탐나는전’을 사용할 수 없어 소비자의 편의성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탐나는전 발행 취지에 따라 제외됐을 뿐 공영주차장에서 사용이 불가한 것은 아니다. 다만, 사용자 편의성과 소상공인 지원 사이의 적절한 해법 모색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주의소리] 독자 A씨는 제주형 지역화폐 ‘탐나는전’ 발행 첫날인 지난 30일 카드형을 발급 받았다.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과도 연동해 이틀간 도내 곳곳에서 사용을 시도했지만, 단 한차례도 쓰지 못했다. 

택시는 물론 주변에 보이는 편의점에서도 사용할 수 없었다. A씨는 아직 운영 초기라서 사용처가 적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곧 생각이 바뀌었다. 공영주차장 요금을 탐나는전으로 내려 했는데, 결제가 불가했던 것. 

A씨는 “식당이나 편의점 등 개인 업소는 그럴 수 있어도 제주도가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에서는 사용이 가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제주도가 서두르다보니 공영주차장을 깜빡한 것인지, 일부러 제외한 것인지는 몰라도 소비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탐나는전 카드 사용이 실패할 때 등장하는 휴대전화 알림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극히 일부의 공영주차장에서만 탐나는전 사용이 가능했다. 또 공영관광지, 공영버스에서도 사용이 불가했다.  

탐나는전 카드 시스템상 버스에서는 전혀 이용할 수 없었으며, 공영주차장과 공영관광지 등 사용처는 일부러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영주차장과 공영관광지의 경우 행정이 대행사에 카드 결제를 맡기면 대행사가 결제 수수료를 제외한 돈을 행정에 입금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이와 관련해 도 관계자는 “시스템상 버스에서는 탐나는전을 이용할 수 없다. 공영주차장은 일부 사용 가능한 곳이 있지만, 대부분의 공영주차장은 사용처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화폐는 제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발행됐다. 공영주차장에서 사용가능하면 소상공인에게 소비돼야 할 지역화폐가 제주도로 들어온다는 관련 부서의 의견이 있었다. 공영관광지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사용자 편의를 위한 공영주차장 등의 사용처 포함 여부는 장기적으로 고민해야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소상공인 지원이나 보호도 소비자가 편의성 높은 지역화폐로 인식될 때 사용이 확산 되는 것 아니냐"며 "상식선에서 지역화폐라면 일반 서민들이 사용 빈도가 높은 곳에선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결국은 탐나는전 사용이 더욱 확산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탐나는전 종이형과 카드형.
탐나는전 종이형과 카드형.

제주도는 탐나는전 운영대행 용역사로 KB국민카드와 코나아이 컨소시엄을 선정해 지난 30일 첫 출시했다. 

탐나는전 종이형 상품권을 구입하면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카드형과 모바일형은 사용하면 사용 금액의 10%가 포인트로 적립된다. 1인당 월 70만원, 연 500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한도가 넘으면 할인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제주형 지역화폐 탐나는전은 현금영수증 발행이 가능하며, 연말 정산 시에는 사용액 30%까지(전통시장은 40%) 소득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올해 200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1500억원, 2022년 2000억원 등 3년간 총 3700억원 규모로 발행되는 탐나는전은 종이형과 카드형, 모바일형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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