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청정환경국-안전도시건설국 통합, 시장 의견도 묵살…환관, 비선조직 없애야”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경용 의원(서귀포시 서홍.대륜동, 국민의힘).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경용 의원(서귀포시 서홍.대륜동, 국민의힘).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청정환경국과 안전도시건설국을 통합하는 내용의 제주도 조직개편안이 지난 1일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은 가운데, 서귀포시 지역구 의원이 “상호 견제가 필요한, 물과 기름 같은 조직을 섞어놓은 조직개편안”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원희룡 지사가 합리적 판단을 하지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환관, 십상시들이 판치고 있다며 이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경용 의원(서홍․대륜동, 국민의힘)은 12월3일 제주도가 제출한 2021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예산보다 더 중요한 얘기를 하겠다. 오늘 도의원의 지위를 잃더라도 할 말은 하겠다는 각오로 나왔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말문을 열었다.

곧바로, 제주도 도시건설국장과 환경보전국장을 발언대로 불러 세운 이 의원은 서로에게 부서 역할을 물은 뒤 “도시건설국과 환경보전국은 물과 기름 같이 섞일 수 없는 조직이다. 상호 견제가 필요한 두 개의 축을 하나로 합쳐버리면 어떻게 되느냐”며 “그런데 서귀포시는 이를 하나로 통합을 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지난 1일 행정자치위원회를 통과한 제주도 조직개편안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날 상임위를 통과한 조직개편은 제주도가 지난 7월 도의회에 제출한 것으로, 1국1과, 1추진단을 줄이고, 정원도 20명을 축소하는 게 골자다. 조직개편안에는 또 서귀포시의 경우 청정환경국과 안전도시건설국을 청정환경도시국으로 통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경용 의원은 “옛날 같으면 상소를 올리기 위해 나왔다”며 “환관정치가 무엇인 줄 아나. 문고리 권력을 말한다. 공직자의 논의나 검토 없이 직접적으로 왕의 뜻으로 행해지는 권력을 말한다. 이를 통제할 장치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운을 땠다.

이어 “중국 명나라는 환광정치의 횡포로 멸망하고 만다. 대한민국 정치에 있어서 국회든, 청와대든, 각 도지사든 측근정치가 한다. 문고리, 십상시, 비선조직으로 제대로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권력자의 합리적 판단을 저해한다”며 “그래서 환관정치를 제거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말하고자 한 본론은 이후부터 나왔다.

이 의원은 “지난 1일 행자위에서 제주도 조직개편안이 통과됐다. 양 행정시의 의견은 전혀 반영이 안됐다. 행정시 권한강화를 얘기하지만, 서귀포시장의 건의서는 완전히 묵살됐다”며 “이를 설득하지 못한 시장도 문제다. 공무원은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시장은 도지사만 바라보는 형국이다”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어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지난 15년간 행정체제 개편 목소리가 지속되어 왔던 것이다. 그런데 도지사,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도민의 자기결정권이 확보되지 않는 현 행정체제는 하루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하물며 행장시장의 의견도 전혀 반영되지 않는데, 시민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겠나”면서 “도지사의 눈을 가려 합리적 판단을 못하게 하는 이른바 환관, 측근, 비선실세 권력에 대한 과감한 제거작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원희룡 지사는 합리적 판단과 공평한 이미지, 청렴하고 공정한 이미지, 포용적 이미지, 부당함에 당당히 맞서는 이미지, 희망과 긍정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점점 퇴색되고 있다”며 “이는 본인의 문제가 아니라 자리보전에만 힘쓰고 있는 몇몇 세력 때문”라고 에둘러 문고리 권력, 비선실세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귀포시 지역구 의원들에게 “당적 여부를 떠나 서귀포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서귀포시 행정의 미래를 위해 적극 나서서 이번 행정체제 개편(조직개편)에 맞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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