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48) reflection 반성 / shame 부끄러움

re·flec·tion [riflékʃən] n. 반성 & shame [ʃeim] n. 부끄러움
돌아다보멍 부치로운 줄 몰르민
돌아다보며 부끄러운 줄 모르다면

reflection은 re- “뒤로(=backward)”와 –flect “구부리다(=bend)”의 결합이다. 이 flect-에서 나온 낱말로는 deflect “빗나가게 하다”, flexible “융통성이 있는”, inflexible “구부러지지 않는” 등이 있다. reflection의 어원적 의미는 말 그대로 “뒤로 구부리다”이며, 사전적으로는 돌아다본다는 의미의 “반성(反省)”을 뜻한다. 그리고 shame의 어원적 의미는 “죄의식(feeling of guilt)”내지는 “수치심(feeling of disgrace)”이며, 사전적으로는 그러한 감정에서 나오는 “부끄러움”을 뜻한다. 이 세상에 완벽한(perfect)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자신의 언행(speech and action)에 잘못(mistake)이나 부족함(deficiency)이 없는지 돌아다보는 게 반성이며, 그 반성을 통해 부끄러움을 느낄 줄 아는 게 도덕적 능력(moral faculty)인 것이다.

There is nothing either good or bad, but thinking make it so.
(좋고 나쁜 것은 없다.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  
-W. Shakespeare의 「Hamlet」 중에서-

 BC 1세기∼AD 1세기 무렵에 율법(God's commandments)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자신들을 “불결한 것과 부정한 자들로부터 분리된 사람들”이라 생각했던 바리새파(Pharisees)가 있었다. 이들은 엄격한 율법 준수와 신앙적 모범으로 유대인들에게 큰 신망과 존경을 받았으며, 회당 조직을 통해 전 유대 사회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그 구성원은 서기관이나 제사장들 그리고 유대 중산 계층들이었으며 당대의 종파(religious sect) 중 가장 큰 세력을 형성했다. 하지만 율법의 문자적 실천(literal practice)을 통해 의(justice)를 구현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율법 준수를 외면하면서 형식적인 의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세리나 죄인들과의 교제를 일절 삼가는 등 권위주의적 특권 의식(sense of entitlement)에 빠지게 된다. 그러면서 나중에는 예수로부터 ‘독사의 자식’, ‘맹인’, ‘뱀’ 등으로 불리며 큰 질타를 받게 된다.

‘아시타비(我是他非)‘

올 한해 우리 사회를 돌아다보는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가 선정됐다.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을 담아 한자어로 옮긴 것인데, 사자성어보다는 신조어(newly-coined words)에 가깝다. 교수신문은 지난 7~14일 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아시타비가 32.4%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시타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은 사자성어도 ‘후안무치(厚顔無恥)’였다. 낯이 두꺼워 뻔뻔하고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뜻으로, 아시타비와 같이 비슷한 상황을 꼬집는 표현으로 꼽혔다. 

이런 사자성어들이 올해의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표현으로 많은 이들에게 공감(sympathy)을 얻었다는 사실이 서글프지 않을 수 없다. 겉은 민주주의(democracy)로 포장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좋고 나쁨과 옳고 그름이 진영논리(camp’s logic)로 단정(斷定)되는 각박한 시대(hard times)에 살고 있는 것이다. 올 한 해 유독 정치권이 여야 두 편으로 갈려 사사건건 서로 공격하며, 잘못된 것은 기어코 남 탓으로 공방하는 상황이 지속되었다. 정치적 이념(political ideology)으로 갈라진 이판사판의 소모적 투쟁(wasteful struggle)은, 이제 코로나 팬데믹(pandemic)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을 생각해서라도 협업적이고 희망을 주는 언행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겠는가.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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