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78. 송악 (Hedera rhombea [Miq.] Bean) -두릅나무과-

2021년 신축년이 밝았습니다. 올해도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를 격주로 전해 드립니다. 

올해가 소띠라고 하여 어떤 식물 이야기를 전해 드릴까 고민하다 소와 관련이 있는 두릅나무과의 송악으로 정하여 일러스트 작업을 통해 소와 송악을 그려봤습니다. 송악의 이름도 소가 잘 먹는 나무라는 뜻으로 '소밥나무'에서 왔다는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신축년의 소는 '흰 소'라고 하는데 신(辛)은 흰색, 축(丑)은 소를 의미해 흰 소띠의 해로 불립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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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는 겨울에도 꽃을 만날 수 있는 나무로 돌담이나 소나무, 삼나무에도 감아 올라가서 자라는 이 송악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한자는 '상춘등(常春藤)'으로 상록성인 특징으로 봄 같은 색감을 가지고 있는 덩굴성 등나무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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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의 잎은 짙은 녹색으로 반질반질한 윤기가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이 송악을 두고 '담장나무'라고 하는데 담장을 타고 올라가는 습성 때문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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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란 이름의 식물은 서양 송악인데 잎 모양이 우리의 송악과 거의 비슷합니다. 아이비(ivy)는 두릅나무과의 송악속<Hedera(헤데라)>의 식물 전체를 의미하고 우리가 보통 담쟁이덩굴을 영명으로 'boston ivy', 'japanese ivy' 등으로 부르고는 있으나 송악속 식물은 아니고 포도과의 식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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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명인 'Hedera(헤데라)'는 '자리', '의자'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가 됐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천연기념물이 된 송악이 있는데, 바로 고창의 선운사 계곡에 있는 송악이 367호로 지정돼 있다고 합니다. 문화재청에 들어가 이 송악의 내용을 보면,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으나 그 크기로 보아 수 백 년은 되었다고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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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제367호 고창 삼인리 송악. 출처=문화재청

송악의 꽃은 늦은 가을에 피고 녹황색이며, 우산 모양의 꽃차례에 많은 꽃이 모여 달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송악의 꽃에 개미 한마리가 있어 그 크기를 가늠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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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는 둥글고 다음해 봄에 검게 익는데 제주에서는 담장이나 감귤밭의 밭담, 시골의 경계석이나 울타리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나무입니다. 이번 주에 중산간에 눈이 많이 와서 눈 속에 꽃과 열매를 가진 송악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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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干支)를 구성하는 열두 동물 중에 인간에게 친근함과 도움을 주는 동물이 바로 소인데 우직함의 상징이자 성실하게 일하는 근면성의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가 잘 먹는 소밥나무라고 하는 송악의 꽃말이 '한결같은 마음', '신뢰'라고 하는데 송악의 꽃말처럼 코로나가 종식되는 한결같은 마음이 모여 신축년 한 해는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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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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