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전문가 칼럼](3) 팬데믹의 교훈 "세계는 하나의 초연결 사회" / 김의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우리의 일상과 삶이 위드(with)코로나와 포스트(post)코로나 시대로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2021년 새해를 맞아 코로나19 펜데믹 이후의 미래를 준비하는 각 분야 석학과 전문가 목소리를 싣는 신년기획 전문가 칼럼을 마련했습니다. / 편집자 
김의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김의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지난 2020년은 관광업계에 가장 잔인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지구적으로 국가 간 왕래가 중단되고, 지역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관광산업도 멈춰버렸다.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 관광인구는 전년대비 70% 이상 급감했다고 한다. 

동북아의 작은 섬, 제주 또한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매년 연말 성탄절과 연말연시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제주의 예전 모습은 자취를 감추었고, 제주를 대표하는 컨벤션 시설인 ICC JEJU도 지난 해 예약되었던 행사의 70%가 취소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더 큰 고민은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 기세가 해를 넘겨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언제 종식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최근 부산관광공사가 실시한 관광수요 회복 시기 예측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종식은 2022년 5월, 국제회의 개최 가능 시기는 2023년 5월로 예측되고 있다. 제주에서 예전처럼 국제회의를 활발히 개최하려면 앞으로도 2년 이상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절망적 예측인 것이다. 대면을 전제로 하는 MICE산업에서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가 얼마나 치명적인 위협인지 설명하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MICE업계는 안전한 환경에서 국제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가장 눈에 띠는 변화로 급속한 온라인 비대면 회의 체제로의 전환을 들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연례 개발자 국제컨퍼런스인 ‘Build 컨퍼런스 2020’은 비대면 랜선 컨퍼런스로 진행되었으며, 지난 11월 개최된 제주포럼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행사로 치러졌다. 이밖에도 지난해 수많은 행사가 비대면 온라인 또는 일부 제한된 인원만이 참가하는 하이브리드 행사로 진행되었다. 

또한, 세계 유수의 컨벤션센터들이 온라인 회의에 걸맞은 스마트 베뉴(회의시설)로 빠르게 시설을 보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시드니 국제컨벤션센터 및 몬트리올 컨벤션센터 등이 ‘버추얼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비대면 컨퍼런스 시장을 선점해 가고 있으며,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또한 제주도의 지원으로 ‘e-Conference 및 전시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하이브리드형 마이스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화되는 바이러스의 위협에서 MICE산업이 앞으로도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보다 전방위적이고 높은 수준의 전략이 요구된다. 

우선, 안전한 마이스 행사를 진행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다. 마이스 행사가 개최되는 호텔 및 국제회의시설을 중심으로 체계적이고 철저한 K-방역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미팅 테크놀러지의 도입으로 방역시스템과 하이브리드형 마이스 시스템을 두루 갖춘 스마트 베뉴로의 적극적인 전환이다. 이미 많은 MICE 관계자들이 온라인 국제회의의 편리성과 비용 절약에 익숙해지면서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일정수준의 하이브리드형 회의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정부 및 지자체의 대규모 국제행사에 대한 지원 시스템 개선이다. 코로나19로 최근 국제회의 개최 기준이 일부 개정된 것처럼 대규모 마이스행사 지원 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통한 마이스 행사 개최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넷째, 디지털 마이스 전문인력 양성이다. 기존 인력의 디지털 재교육 및 대학 커리큘럼의 변경을 통해 디지털 마이스 전문가 양성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다섯째, 국내 마이스 브랜드의 가치 재창출이다. 팬데믹으로 국제적인 이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국내에서 개최되는 마이스 행사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 또한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가 평평한 하나의 초연결 사회임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외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는 물론 민간에서도 협력이 중요함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G20 정상들이 선언문을 통해 결의했듯이 내년에는 운송 및 이동의 제한을 최소화하고 관광을 위한 협력이 현실화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그리고 지난해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 제주가 세계적인 여행업계 권위지인 ‘비즈니스 데스티네이션즈’로부터 2020년 아시아 최고의 마이스 목적지로 선정됐다. 마이스 목적지로서의 제주의 잠재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그렇듯이 2021년 새해에는 코로나 공존시대의 제주가 코로나 MICE 관광지로서의 그 위상을 국내에서부터 회복하는 원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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