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가 지난해 4월20일 보도한 [대한항공 제주 사원주택 매각 ‘41년만에 역사 속으로’] 기사와 관련해 새로운 사업자가 거주자를 모두 퇴거시키고 건물 철거 작업에 착수했다.

4일 제주시 등에 따르면 최근 NH농협은행이 연동주민센터 맞은편에 위치한 대한항공 제주사원주택에 대한 건축물 해체 신청서를 제주시에 접수했다.

사원주택은 신제주로터리를 중심으로 남서쪽 옛 제주KBS 사옥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매각 부지는 신대로 14길을 가로지르는 양쪽 2개 필지 9450.9㎡에 이른다.

대한항공은 1974년 제주에 KAL호텔을 개관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1979년 현 부지에 유럽풍 슬래브 구조의 2층 규모 22동의 직원사택을 건설했다.

41년 가까이 제주 도심지의 고풍스런 공동주택으로 자리잡았지만 회사가 경영난에 처하면서 매각 수순을 밟았다. 급기야 거주 102가구를 상대로 지난해 연말까지 퇴거 조치가 이뤄졌다.

해당 부지와 건물은 국내 부동산전문 개발업체인 엠디엠그룹의 자회사 ‘엠디엠플러스’가 사들였다. 거래금액은 부지와 건물을 포함해 총 286억원이다.

엠디엠플러스는 매입 과정에서 NH농협은행과 NH저축은행으로부터 총 2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농협은 자금 지원을 대가로 대주단을 꾸려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대주단은 건설업체에 돈을 빌려준 대주인 채권금융회사가 일종의 채권단을 꾸려,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엠디엠플러스는 부동산도 농협에 신탁했다. 신탁은 부동산 소유자가 사유로 재산을 운용할 수 없을 때 신뢰할 수 있는 기관 등에 재산의 관리 또는 처분을 의뢰하는 절차를 뜻한다.

엠디엠그룹의 건물이 철거되면 건축허가 절차를 거쳐 공동주택을 신축하기로 했다. 해당 부지는 제2종일반주거지역, 고도지구, 시가지경관지구로 최대 15층, 45m 높이로 건축이 가능하다.

엠디엠그룹은 “해당 부지에는 20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착공 시기와 시공사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자회사인 호텔네트워크 소유 파라다이스호텔제주 토지(5만3670㎡)와 건물(1만2246㎡) 등 제주 지역 부동산 매각을 줄줄이 계획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