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 반려동물 공존 시대, 제주](1) 관련 업종 규모 급증....반려동물 5개년 종합계획 추진

인간과 동물의 ‘아름다운 동행’. 제주에서도 동물을 인생의 친구로 여기는 반려인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제주도내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9만 세대가 넘고, 연관 산업은 팽창하고 있다. 반면 1년에 7000마리가 넘게 유기되는 동물 숫자와, 장묘시설의 부재라는 그늘도 존재한다. 동반·짝의 의미를 담은 반려(伴侶) 동물은 과거 ‘인간이 즐거움을 위해 사육하는 동물’이라는 의미의 애완(愛玩) 동물로 불렸다. 그러나 이제 동물은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반자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신년을 맞아 다섯 차례에 걸쳐 제주 반려동물 문화의 현주소와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제주지역에서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정은 9만세대가 넘는다. 최근 도내 반려동물 숫자가 늘면서 연관 시장도 커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지역에서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정은 9만세대가 넘는다. 최근 도내 반려동물 숫자가 늘면서 연관 시장도 커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도심 속 공원에 반려동물 자율쉼터가 조성되고, 고양이 전문 미용실과 애견인을 타깃으로 한 숙박시설이 등장했다. 주택가 곳곳에서 산책하는 반려견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반려동물 수제간식 전문점들이 곳곳에 나타났고 지역 사회적기업이 제주산 반려동물 영양제로 우수생산품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과거와는 부쩍 달라진 풍경이다.

2018년 5월 제주도의 반려동물 현황조사에 따르면 도내 전체 28만2566세대 중 9만1269세대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반려동물 수는 12만9899마리에 이른다. 2021년 1월 현재 시점으로는 규모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관 산업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7월 당시 제주도내 동물위탁관리업소는 22곳, 동물미용업소는 49곳이었지만 2020년 10월 기준 동물위탁관리업소는 77곳, 동물미용업소는 116곳에 이른다. 이 두 업종과 동물판매업, 동물전시업, 동물운송업 등을 포함한 반려동물 관련 영업기관 수는 2018년 상반기 159건에서 2020년 10월말 기준 254건으로 늘었다.

동물병원 숫자도 2015년 말 68곳에서 2020년 말 112곳으로 급증했다. 이중 가축을 전문으로 하는 산업동물병원이 32곳에서 49곳으로 17곳 늘어나는 사이, 반려동물을 대상 병원은 36곳에서 63곳으로 27곳 증가했다. 최근 개업한 병원 중에서는 개와 고양이 외 특수동물 전문, 수술 전문 등 분야별 전문성을 내세운 병원들도 눈에 띈다.

최근 제주지역 동물병원 수의 변화, 동물위탁관리업소와 동물미용업소 수의 변화. ⓒ제주의소리
최근 제주지역 동물병원 수의 변화, 동물위탁관리업소와 동물미용업소 수의 변화. ⓒ제주의소리

제주지역에 반려동물 제품을 공급하는 P업체 관계자는 “2014년과 비교하면 제주도내 매출이 40~50% 정도 늘었다”며 “한창 제주 이주열풍이 불었던 시기의 매출 증가량이 가장 가팔랐고, 이후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과 소비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도 사회 변화에 맞춰 반려동물 증가에 따른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제주도는 2018년 11월 ‘제주특별자치도 동물복지 5개년(’19~’23)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정착 △유기동물 보호 및 발생 최소화 △동물복지 축산농장 확대 △원활한 동물보호 체계 구축 등이 기본 전략과제다. 관련 산업 육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한다는 목표도 있다.

이 계획은 △반려견 놀이터 조성 △동물등록제 운영 활성화 △동물보호 복지 교육 프로그램 마련 △길고양이 중성화 시술 운영 △동물복지 인증 축산농장 확대 등을 세부실천과제로 제시했다.

제주도내 반려동물 수가 증가하면서 관련 업계 규모도 커졌다.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기능성 식품, 의약품, 뷰티케어 제품의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내 반려동물 수가 증가하면서 관련 업계 규모도 커졌다.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기능성 식품, 의약품, 뷰티케어 제품의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 ⓒ제주의소리

‘사람과 동물이 함께하는 행복한 제주’라는 비전을 내걸고 동물보호기반 마련과 유기동물 발생방지를 위한 정책이 포함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친 과제들도 있다.

제2동물보호센터와 동물장묘시설이 결합한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는 부지 물색 과정에서 후보지 주민들의 반발 등으로 중단됐다. 반려견 유실유기를 막기 위해 동물등록제 비용 무료 지원 사업을 시행 중이지만 2020년 11월 기준 3만9250마리 등록으로 전체의 40%에 그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급증한 유기동물 수도 문제다. 제주지역 유기동물 수는 2016년 3027마리, 2017년 5828마리, 2018년 7979마리, 2019년 8111마리까지 늘어났다. 2020년 7047마리로 하락하긴 했으나 도내 1개뿐인 유기동물보호센터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수치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 기사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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