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해 넘겨도 사람들 발길 뚝 끊겨...“확진자 소식 없어, 방역 수칙도 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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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1시경 제주동문시장 먹자로 모습. 평소라면 골목에 많은 사람들이 오가야 하지만 한적한 모습이었다. ⓒ제주의소리

한라사우나에서 불거진 코로나19 감염이 해를 넘어서까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제주동문시장은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지나고 있다. 선별진료소까지 차리며 상인들이 검사를 받았고 시장 내 추가 확진 소식도 들리지 않지만, 코로나19 시국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중이다.

쌀쌀한 날씨에 눈 소식을 코앞에 둔 1월 5일 오후 1시경, 평소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비좁았던 동문시장 먹자로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몇몇 사람들이 모인 점포도 종종 있었지만, 사람들로 붐빈 익숙한 동문시장 풍경과 비교하면 어색한 편이었다. 감귤을 비롯한 과일·간식 등을 주로 판매하는 큰 골목 역시 호객 행위를 하는 직원들이 더 눈에 띄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삼삼오오 사람들이 시장 입구로 들어왔지만, 한적한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제주시 중앙로 한라사우나에서 확진자 소식이 처음 들린 지난 해 12월18일 이후 동문시장은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월 18일부터 1월 7일까지 한라사우나 관련 지역 감염은 88명까지 늘어난 상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십 수 명씩 확진 판정을 받은 초반을 지나, 지금은 한 자리 수로 줄어들었다. 6일 추가된 462번 확진자가 한라사우나 관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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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시장 모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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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많은 사람들이 애용한 호떡 거리도 한산한 모습이다. ⓒ제주의소리

이런 상황에도 제주동문시장은 한라사우나의 충격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동문재래야시장도 한라사우나 여파로 12월 19일부터 1월 3일까지 휴장했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연장 조치와 함께 17일까지 다시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동문시장 상인 50대 고모씨는 “예년과 비교하면 당연히 적은 편이지만, 지난해 코로나19가 계속 유행할 때도 시장에는 사람들이 꾸준히 방문했다. 그런데 한라사우나 코로나 소식이 터지고 나자 2020년과 비교하면 체감상 1/4 수준으로 사람들이 줄었다. 단번에 체감되는 수준”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문을 열어도 인건비 건지기도 힘드니 잠시 문을 닫는 점포도 생겼다. 우리도 지금 상황이 엄혹하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문을 열어야 동문시장이 돌아간다고 사람들이 알 수 있으니 쉬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으로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아무 생각이 없다”면서 “백신이나 치료제 소식이 하루 빨리 들려오면 좋겠다”고 답했다. 상인의 말처럼 이날 문 닫은 점포를 군데군데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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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닫은 점포.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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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공설시장 입구에 붙어있는 코로나19 관련 안내문.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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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5인 이상은 포장을 부탁한다'는 안내문이 분식집에 붙어있다. ⓒ제주의소리

김원일 제주동문재래시장 상인회장은 “시장 전체가 꽁꽁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18일 한라사우나 확진 소식이 들리고 나서 많은 시장 점포들이 연말까지 자발적으로 문을 닫았다. 20일 선별진료소 설치 요청도 상인회가 제주도에 먼저 요청해서 이뤄졌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시장 안에서 추가 확진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행여나 진행했을 자가 격리 기간도 지나갔다. 하지만 좀처럼 시장 분위기는 나아지지 않아 근심이 크다”고 밝혔다.

상인회에 따르면 20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운영한 동문시장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상인회원만 138명이다. 다른 종업원들도 상당수 코로나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38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한라사우나 확진 사태 이후 동문시장은 코로나19 방역에 한층 더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QR코드 도입, 가림막 설치 등 적극적으로 나선 점포도 등장했고 다른 점포들도 발열 체크, 개인정보 작성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따르고 있다. 

김 회장은 “고객 안내 센터에 설치했던 의자도 철거하고, 시장 안 골목 마다 손소독제를 비치하며 입장객은 반드시 마스크를 쓰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버틸 수 있도록 시장 상인들을 포함해 많은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재난지원금이 조속히 지급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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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 시스템과 자동 손소독-체온 확인기를 운영하는 동문시장 식당.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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