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북부지역 대설경보 대치 발효...산간 최대 50cm 적설, 내일 추위 절정

7일 제주에 내린 폭설로 도심 주요도로가 대부분 결빙 상태다.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는 차량들 모습 ⓒ제주의소리

제주에 강풍·폭설을 동반한 강한 한파가 몰아치면서 도로가 얼어붙고 낙상 사고가 발생하는 등 곳곳에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은 7일 오후 4시를 기해 제주 북부지역에 내려졌던 대설주의보를 대설경보로 대치 발효했다. 산간지역에는 한파특보와 대설경보, 나머지 동부·서부·남부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중이다.

전날부터 오늘 오후 6시까지 한라산 어리목에는 24.9cm, 산천단 14.7cm, 성산 8.1cm, 유수암 5.7cm, 표선 8.5cm, 성산수산 3.0cm, 제주 2.2cm, 서귀포 0.2cm, 제주공항 3.2cm의 눈이 쌓였다.

낮 기온도 영하권을 유지하면서 쌓인 눈이 좀처럼 녹지 않아 중산간 도로는 물론 해안까지 곳곳의 도로가 얼어붙었다.

이날 오후 5시 10분 기준으로 산남과 산북을 잇는 5.16도로와 1100도로는 전 구간 운행이 통제됐다. 제1산록도로와 첨단로의 운행도 제한되고 있다. 

남조로, 비자림로, 서성로 등은 모든 차량이 월동장비를 착용해야 하고, 번영로, 평화로, 한창로, 명림로, 애조로 등은 소형 차량의 체인 착용이 요구된다.

7일 오전 제주시 사라봉오거리 앞 경사로에서 미끄러운 도로에 의해 엉킨 차량들. ⓒ제주의소리
7일 제주드림타워에서 내려다 본 노형오거리 전경. 이날 내린 폭설로 주요 도로가 모두 결빙 상태다. ⓒ제주의소리

강풍과 폭설로 인한 피해도 잇따랐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2분께 서귀포시 서귀동 상가 앞 눈길에서 A(65)씨가 미끄러지는 사고가 났다. 

A씨는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었다가 구급대가 도착할 당시에는 의식을 차린 것으로 전해졌다. 눈 부위에 열상을 입고 어깨 통증을 호소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오전 10시 30분께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의 한 정류장에서는 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견인 조치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보다 이른 새벽 시간대인 오전 1시33분 제주시 일도이동에 가로수가 쓰러졌고, 오전 2시2분에는 조천읍 함덕리, 2시41분에는 아라동에서 각각 간판과 안테나가 파손되며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항공편과 여객선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제주를 기점으로 하는 바닷길은 이날 일찌감치 전면 통제됐다.

7일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0분 현재 운항계획 171편 중 실제 이착륙한 항공기는 출발 4편, 도착 12편에 불과했다.

기상악화로 오전 7시55분 제주에서 김포공항으로 향하려던 TW702편을 시작으로 이날 출발 40편, 도착 41편 등 81편이 무더기로 운항을 취소했다.

7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읍 도로에서 버스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구조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7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읍 도로에서 버스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구조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7일 제주에 내린 폭설로 대부분의 도로가 결빙 상태다. 이날 오전 제주시 봉개동 번영로 입구가 얼어붙은 모습. ⓒ제주의소리
7일 얼어붙은 도로 위에서 차량용 월동장비를 착용하고 있는 시민들. ⓒ제주의소리

 

기상청은 오늘 밤부터 내일(7일) 아침 사이, 내일 오후부터 모레(8일) 아침 사이에 더 강한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모레까지 제주도 해안에는 5~10cm, 중산간 이상 10~30cm, 산지 등 많은 곳은 50cm 이상의 눈이 쌓인다는 관측이다.

북서쪽 찬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기온도 더 떨어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3도까지 떨어지겠고,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8도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추위는 내일 절정을 이루면서 한파의 가장 큰 고비가 되겠다. 야외업무 종사자나 노약자 등은 한랭질환에 각별히 유의하고, 시설물·농작물 피해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도로가 얼어붙고 내일 아침까지 많은 눈이 예상되니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주시고, 불가피한 자가용 운행 시 체인을 장착한 채 도로 통제상황을 수시로 확인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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