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기점 국내선 항공편 전면 결항

8일 강풍과 폭설로 인해 항공기 결항이 속출한 제주국제공항. ⓒ제주의소리

강풍과 폭설을 동반한 맹추위가 이틀째 제주를 강타하면서 제주를 연결하는 하늘길-바닷길이 모두 막혔다. 관광객 1만여명이 제주를 빠져나가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8일 제주는 산지·북부·동부에 대설경보, 남부와 서부에 대설주의보가 발효중이고, 도 전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공항은 눈이 내리고 있고, 기온도 영하권을 유지하고 있다. 활주로의 제설작업을 급히 진행해도 다시 세차게 눈이 쌓이는 있다.

또 풍속도 초속 8.7m를 웃돌며 이륙방향과 착륙방향 모두 급변풍특보가 발효중에 있다.

8일 찾은 제주국제공항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적지 않은 인파가 붐볐다.

일말의 가능성을 두고 공항을 찾은 이들은 항공사의 설명을 듣고는 다시 눈보라 몰아치는 바깥으로 발길을 돌리거나 공항 한켠에서 기약 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갖고 있었다.

탑승 수속 카운터에는 사람 한 명 없이 한산한데 비해 반대편 결항 승객 전용 카운터는 길게 줄이 이어지며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8일 강풍과 폭설로 인해 항공기 결항이 속출한 제주국제공항 로비에 대기중인 승객들. ⓒ제주의소리
8일 강풍과 폭설로 인해 항공기 결항이 속출한 제주국제공항. ⓒ제주의소리

공항 바닥에서 휴대폰을 붙들고 있던 관광객 김모(31.경기도)씨는 "아예 전면 결항 결정을 내리면 미련없이 돌아가겠는데, 항공기가 지연되거나 운항 여부가 아직 미정인 항공기도 많다. 혹시나 싶어 예매사이트를 검색해가며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결항된 항공권을 환불 받기 위해 줄을 선 주모(42)씨는 "4박 5일 일정으로 왔는데 3일을 눈발만 봤다. 렌터카 이틀 타겠다고 10만원이 넘는 체인을 살 수가 없어 그냥 숙소에 틀어박혀있었는데, 집에 돌아가는 길조차 이렇게 어려울 줄은 생각치 못했다"고 토로했다.

몇몇 항공사는 이날 늦은 오후까지 모든 항공편의 결항을 결정했다.

당초 오늘 제주를 오갈 예정이었던 항공기 운항편수는 총 199편이었다. 오후 3시30분까지 잠시 눈발이 잠잠해진 틈을 타 이륙한 항공기 한 편을 제외하고는 모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제주에 도착한 항공기도 한 편도 없었다.

8일 강풍과 폭설로 인해 항공기 결항이 속출한 제주국제공항. 결항 승객 전용 카운터에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제주의소리
8일 강풍과 폭설로 인해 항공기 결항이 속출한 제주국제공항. ⓒ제주의소리

해상에는 제주도전해상에 풍랑특보가 발효중인 가운데, 바람이 초속 10~20m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도 최대 5m까지 매우 높게 일고 있다.

바닷길은 운항은 전날부터 일찌감치 전면 통제됐지만, 이날 오후부터 타 지역을 연결하는 대형여객선을 중심으로 운항이 재개될 예정이다.

목포를 오가는 대형 여객선 퀸메리호와 퀸제누비아호는 각각 오후 1시40분과 오후 5시 제주항을 출발해 이틀 만에 운항 재개 일정을 알렸다. 다만 우수영와 완도를 오가는 쾌속선과 마라도를 운행하는 여객선은 결항된다. 

한편, 이번 눈은 오늘 오후부터 내일 아침 사이에 매우 강하게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내일 밤부터 눈이 차차 약해지지만 모레까지 강약을 반복하면서 눈보라가 이어질 전망이다.

8일 강풍과 폭설로 인해 항공기 결항이 속출한 제주국제공항. 택시 승강장에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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