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최대 50cm↑ 폭설...빙판길 낙상-차량 고립 사고 잇따라 "한동안 추위 지속"

제주시 한경면의 한 양배추밭이 며칠째 내린 폭설로 눈 속에 파묻혀 있다. 겨울철 밭작물들의 한파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 사진=김누리 독자 제공 ⓒ제주의소리
제주시 한경면의 한 양배추밭이 며칠째 내린 폭설로 눈 속에 파묻혀 있다. 겨울철 밭작물들의 한파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 사진=김누리 독자 제공 ⓒ제주의소리

새해 벽두부터 엄습한 북극발 최강 한파로 인해 빙판길 사고는 물론 농작물과 시설 등 제주 곳곳에서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10일 오후 기준 제주에는 산지를 중심으로 약하게 눈이 내리고 있으며, 해안에는 산발적으로 빗방울 또는 눈이 날리고 있다.

나흘간 몰아쳤던 폭설과 강풍은 잠잠해졌다. 제주 전역에 내려졌던 강풍특보와 대설특보, 한파특보 등은 전날(9일) 밤부터 오늘 사이에 모두 해제됐다.

적설량 최대 50cm를 웃도는 폭설과 영하권을 밑도는 낮 기온으로 인해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6일부터 오늘 오후 2시까지 어리목 56.7cm, 표선 32.6cm, 산천단 42.2cm, 성산 19.9cm, 강정 17.7cm, 유수암 18.9cm, 추자도 11.4cm, 제주 9.2cm, 서귀포 4.0cm, 제주공항 9.6cm의 눈이 쌓였다.

바람도 최대풍속이 초속 16m를 넘나들며 체감기온을 더욱 떨어뜨렸다. 한낮에도 체감기온이 영하 8도를 밑돌았다.

지난 7일 오전부터 오늘 오후 3시까지 제주소방안전본부에 접수된 안전사고 건수는 총 58건이다. 한파가 한결 잠잠해진 것으로 보이는 주말에도 사고는 이어졌다.

지난 9일에는 서귀포시 호근동, 제주시 노형동, 도남동, 삼도2동, 한경면 청수리, 조천읍 조천리 등에서는 눈길 미끄러짐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 12세 어린이부터 78세 노인까지 빙판길을 이겨내지 못했고 인근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제주에선 좀처럼 드문 수도배관 파열 사고도 잇따랐다. 9일과 10일 이틀간 수도배관 파열 신고만 6거에 달했다. 특히 한경면 판포리와 안덕면 동광리 등에서는 축산농가의 수도배관이 파열돼 급수지원이 이뤄졌다. 

연초 제주 전역을 덮친 폭설로 중산간 지역 밭작물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사진은 한림읍 수원리의 콜라비밭. ⓒ제주의소리
연초 제주 전역을 덮친 폭설로 중산간 지역 밭작물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사진은 한림읍 수원리의 콜라비밭. ⓒ제주의소리
연초 제주 전역을 덮친 폭설로 중산간 지역 밭작물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사진은 애월읍 봉성리의 양배추밭. ⓒ제주의소리
연초 제주 전역을 덮친 폭설로 중산간 지역 밭작물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사진은 애월읍 봉성리의 양배추밭. ⓒ제주의소리

눈길에 차량이 고립되거나 미끄러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밖에도 겨울 무와 양배추 등 월동작물을 중심으로 한 각종 농작물의 월동피해도 한파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집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도 중산간 이상 일부 도로는 정상화되지 못했다. 10일 낮까지 1100도로, 5.16도로, 제1·2산록도로는 모든 차량의 운행이 통제되고 있고, 비자림로, 서성로, 명림로, 첨단로 등은 월동장비 없이 운행이 불가하다. 

한때 하늘길과 바닷길이 모두 막히며 제주섬이 고립되기도 했다. 

추위가 절정을 이뤘던 지난 7일과 8일 활주로 빙결과 강풍 등의 원인으로 제주국제공항을 기점으로 한 항공기 전편이 통제돼 사실상 '셧다운' 됐다. 바다의 풍랑도 거세 여객선 운항도 통제됐다. 이틀간 제주에 고립된 관광객만 1만여명에 달했다.

다행히 9일부터 한파가 차츰 잠잠해지며 갇혀있던 이들이 제주를 빠져나갔다. 10일 현재는 모두 정상 운항중이다.

기상청은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추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낮 기온은 평년보다 2~4도 가량 낮아 면역력 저하와 한랭질환 예방 등의 건강관리에 주의를 당부했다.

내일(11일) 오전부터 산간에는 눈, 해안에는 비 또는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다만 예상 강수량은 5mm 미만, 적설량은 중산간 1~5cm로 피해가 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산간 이상에는 최근 내린 눈이 낮 동안 햇빛에 의해 녹았다가 저녁부터 기온이 낮아져 녹은 눈이 얼어 인도와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많겠으니 교통안전에 유의해야겠다.

제주도는 일차적으로 폭설·한파 상황이 종료됨에 따라 폭설·한파에 의한 피해를 접수할 계획이다. 공공시설은 7일 이내, 사유시설은 10일 이내에 신고를 접수하면 현장 확인 후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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