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순진 작가는 최근 신간 ‘그리스 로마 신화보다 더 신비한 제주 설화’(책과나무)를 펴냈다.

이 책은 “아이들이 펼쳐 보고 공감하는 설화 스토리텔링 효과로 친근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자는 취지”로 제작됐다. 쉽고, 친숙한 이야기 전개로 내용을 채웠다.

특히 양순진 작가가 글을 쓰고 그림은 아이들의 손을 빌려 완성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작가가 직접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아이들에게 들려준 후 그림을 그리게 해서 그 과정을 하나로 묶었다.

칠흑 같은 어둠을 헤치며 양쪽으로는 원시림이 우거진 숲속 길, 어디선가 산짐승도 요란하게 울어 대기 시작했어요. 여우, 늑대 소리까지 연이어 들려왔어요.
“컹컹!”
“호오이, 호오이!”
이런 밤, 사람들은 여우 소리를 가장 싫어했어요. 여우는 매우 교활하고 변장까지 하여 사람을 많이 속이는 동물이기 때문이지요.
젊은 전령도 마찬가지로 여우 소리를 가장 무서워했어요. 사방으로 들려오는 여우 소리를 들으며 빨리 명월포로 달렸어요. 그때 희미한 불빛을 보았어요.
“아직 원은 먼데 무슨 불빛이지? 벌써 원에 가까워졌단 말인가?”
기이했어요. 아무리 주위를 살펴봐도 원의 불빛은 아닌 것 같았거든요. 점점 불빛이 가까워졌어요. 그런데 더 이상한 건, 불빛이 이리로 가까워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탄 말이 불빛 쪽으로 달리는 것이었어요. 

- ‘무시무시한 물달운 여우 이야기’ 중에서

출판사는 “아이들이 제주도 신화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주인공에게 하고 싶은 말을 그림으로 그린 만큼 가치가 있다. 아이들 특유의 순진함과 깨끗함이 전해진다. 어른이 아닌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들려주고 보여 주는 이 책은 신화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저자 양순진은 제주 대정읍 신도1리 출신으로 시인이자 아동문학가이다.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 제주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동시에 설화문화연구소, 제주작가회의, 제주아동문학협회, 한라산문학, 대정현문학, 제주어보전회, 제주펜클럽, 동심문학 등에서 활동 중이다. 제주도서관 새암독서회 회장이자 제주도서관 운영위원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자작나무 카페’와 ‘노란 환상통’, 동시집 ‘향나무 아파트’와 ‘학교가 좋아졌어요’, 전자책 동화집 ‘능수벚꽃과 증기기관차’, 전자책 독후감모음집 ‘행복한 몽상가’ 등이 있다. 이번 '그리스 로마 신화보다 더 신비한 제주 설화'는 저자가 처음으로 펴낸 제주 설화 관련 책이다.

150쪽, 책과나무,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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