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독자 A씨가 지난 9일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촬영한 독수리.

신축년 새해부터 제주에서 독수리가 잇따라 관찰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독자 A씨는 지난 9일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에서 독수리로 추정되는 조류를 촬영했다. 

지난해 제주도 맹금류 학술조사 보고서 ‘제주 바다를 누비는 매(김완병·김기삼·조영균)’를 발간하는 등 제주 조류 전문가로 꼽히는 김완병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한국조류학회 이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A씨가 발견한 조류는 독수리로 확인됐다. 

A씨가 발견한 독수리는 흩날리는 눈발 속에서도 ‘하늘의 왕’다운 자태를 뽐냈다. 

새해 들어 제주 곳곳에서 독수리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지난 4일 한림읍 상대리에서는 노루 사체를 먹고 있는 독수리가 발견됐다. [제주의소리] 독자 박성훈씨가 핸드폰으로 촬영한 동영상에서 독수리는 큰부리까마귀와 함께 노루 사체를 먹었다. 

ⓒ제주의소리
독자 박성훈 씨가 스마트폰으로 멀리서 촬영한 독수리 한쌍(빨간 원 안) 모습. 제주시 한림읍 상대리 들판에서 독수리 두마리가 큰부리까마귀와 함께 노루의 사체를 먹고 있다. ⓒ박성훈

2일 구좌읍 하도리에서도 독수리가 관측됐으며, 6일 애월읍 어음2리 상공에서도 독수리가 발견됐다.

하도리와 어음2리에서 발견된 독수리는 김완병 학예연구사와 함께 ‘제주 바다를 누비는 매’를 발간한 김기삼·조영균씨가 각각 촬영했다. 

지난 6일 애월읍 어음2리에서 촬영된 독수리. ⓒ조영균. 
지난 2일 구좌읍 하도리에서 촬영된 독수리. ⓒ김기삼.

지난 10일에는 흰꼬리수리도 발견됐다. 

김기삼 작가가 한림읍 상대리와 애월읍 어음2리 일대에서 촬영한 흰꼬리수리는 멧비둘기를 낚아채는 모습도 보였다. 

김완병 학예연구사는 “새해 들어 제주에서 독수리가 자주 관측되고 있다. 수년전부터 제주에서 서식하고 있는 독수리 개체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연기념물 제243-1호인 매목 수리과 독수리는 지중해 서부와 아시아 동부에 걸쳐 서식하는데,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기도 하는 맹금류다.

제주에서 겨울을 보낸 독수리는 3~4월이면 몽골이나 티베트 등 기존 서식지로 돌아가는 습성이 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독수리 2마리가 계절과 관계없이 제주에서 발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독수리 2마리가 제주에 둥지를 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0일 한림읍 상대리와 애월읍 어음2리 일대에서 발견된 흰꼬리수리. 흰꼬리수리가 멧비둘기를 낚아채 하늘을 날고 있다. ⓒ김기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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