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뱃길로 입도 11일 제주경찰청장 취임...정인이 사건 의식 “사회적 약자 챙길 것“

신임 강황수(57.간부후보37기) 제주경찰청장이 11일 취임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역 현안과 향후 치안 정책 운영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임 강황수(57.간부후보37기) 제주경찰청장이 11일 취임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역 현안과 향후 치안 정책 운영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임 강황수(57.간부후보37기) 제주경찰청장이 전국 유일의 이원화 모델이 적용된 자치경찰과 관련해 도민들의 요구에 어긋나지 않게 협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청장은 11일 오전 취임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역 현안과 향후 치안 정책 운영 방안 등에 대한 포부를 전했다.

제주 근무가 처음인 강 청장은 폭설로 제주공항 항공기가 무더기 결항되자,  9일 새벽 1시20분 여수항에서 악천후를 뚫고 뱃길로 제주 땅을 밟았다. 8일 발령일을 지키기 위한 강행군이었다.

강 청장은 “오는 길이 쉽지 않았다. 제주로 발령 받아 개인적으로 영광이다. 도민 안전을 생각하면 책임감이 막중하다. 부임 기간 총력을 다해 책임을 완수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자치경찰과의 업무 조정에 대해 강 청장은 도민의 안전을 먼저 언급했다.

강 청장은 “경찰법 개정에 맞춰 전국적으로 시‧도경찰위원회가 구성이 된다. 이에 맞춰 치안은 국가경찰과 지역 공동체가 서로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피해가 난 이후에 어떤 조치를 하는 것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경찰위원회가 구성되면 자치경찰과 협력해 주민 안전에 도움 되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치안 능력 향상을 위한 질문에서도 예방을 강조했다. 특히 전국적으로 공분을 산 정인이 양부모 학대 사건을 의식한 듯 사회적 약자 보호에 힘을 쏟겠다는 뜻을 전했다.

강 청장은 “과거 경찰 행정의 패러다임은 범인 검거에 집중돼 왔다. 앞으로는 예측이 가능한 범죄에 대해서는 경찰이 선제적으로 피해를 예방하는 업무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나 여성 대상 범죄, 성폭력, 가정폭력, 실종사건 등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편안하고 안전한 제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감사원 조사가 진행 중인 제주 지능형 해안경계시스템 구축사업과 현금 145억원이 사라진 외국인 횡령 사건에 대해서도 관심 있게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해안경계시스템에 대해서는 “부임 전 뉴스를 통해 전해 들었다. 현장을 직접 보고 내용도 파악하겠다. 현재 감사원 감사가 진행중인만큼 결과를 보며 그에 맞는 조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람정그룹의 금액 거액 횡령 사건에 대해서는 “해당 사건은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자세한 부분은 말하기가 어렵다. 각종 외국인 범죄와 관련해 여러 대비를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강 청장은 끝으로 “지구대, 파출소와 여청, 교통 등 현장 경찰의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것들을 챙기겠다. 이를 통해 현장의 실질적인 치안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익산 출신인 강 청장은 전북 지역에서 주로 경험을 쌓았다. 2011년 전북지방경찰청 수사과장, 2014~2015년 전북 익산경찰서장, 2018~2019년 전북지방경찰청 제2부장 등을 역임했다.

경찰수사연수원장이던 2019년 12월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이후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을 거쳐 올해 제38대 제주경찰청장으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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