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감자크로켓핫도그 만들기

지난 주에 제주시 동문시장에서 감자를 샀습니다. 감자 가격이 많이 내렸는지 만원 한 장으로 한 상자를 샀습니다. 원래 1만 3000원에 파는 것이라는데 제가 꽃미남이어서 깎아준답니다.(믿진 않았지만 듣긴 참 좋았습니다.)

감자는 참 좋습니다. 우리 아들 원재의 말마따나 '몸에도 좋고 맛도 좋고….' 덧붙이자면 쪄도, 볶아도, 조려도 맛있는 유용한 작물입니다.

이렇게 산 감자를 쪄먹고 볶아 먹다 보니 어느새 상자 밑바닥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각시와 저의 점심도시락도 줄기차게 감자반찬으로 쌌으니까요.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셔서 애들 먹는 것에 신경을 못 쓰던 터라 색다르게 감자로 핫도그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퇴근하면서 회사 근처 슈퍼에서 프랑크소시지 두 봉지를 샀습니다.

하나는 C회사, 다른 하나는 D회사의 것으로 다르게 샀는데 C회사의 소시지가 천 원 가량 비쌌습니다. (나중에 만들었더니 원재는 D회사, 저는 C회사의 소시側?맛있다고 했습니다.)

[감자크로켓핫도그 만들기]

재료: 감자 다섯 알, 당근 1개, 프랑크소시지 10개, 소금, 카레가루 튀김옷(밀가루+계란물+빵가루)

 
▲ 감자를 냄비에 넣고 찝니다. 제주감자입니다.
ⓒ 강충민
 
감자를 냄비에 넣고 찝니다. 간혹 어떤 분들은 감자껍질 벗기기 귀찮다고 껍질을 벗겨서 찌던데 그러면 녹말성분이 빠져서 훨씬 맛이 떨어집니다. 찐 감자는 으깰 것인데 큰 그릇에 넣고 나무주걱으로 몇 번 4, 5등분 하면 자연스레 껍질이 올라오는데 살짝 떼어내기만 하면 됩니다. 이 때 찐 감자는 꼭 뜨거워야 껍질이 잘 벗겨집니다. 뜨겁기 때문에 나무주걱을 사용해서 앞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지요.

젓가락으로 꼭 찔러보고 조금만 더 하면 되겠다고 생각할 즈음 반으로 가른 당근을 감자 위에 얹어 놓습니다. 당근도 감자 못지않게 맛있고 몸에 좋은 채소니 나중에 으깰 때 같이 넣을 요량으로요. 색감도 훨씬 좋고요. 당근이 수분이 많아서인지 감자보다 훨씬 나중에 넣어도 잘 쪄지더군요.

 
▲ 감자가 익어갈 무렵 당근도 살짝 위에 올려 쪘습니다. 색감이 참 곱습니다.
ⓒ 강충민
 
이렇게 감자와 당근이 이웃하여 잘 쪄지고 있을 즈음 프랑크소시지를 나무젓가락에 끼웁니다. 소시지는 뜨거운 물에 살짝 담갔다가 꺼내어 사용합니다. 가공식품이니까요. 저는 과정이 많이 필요한 음식을 할 때는 아들 원재와 딸 지운이에게 같이 해보게 합니다.

사실 애들과 같이 하면 번거롭고 더디지만 만드는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면서 무슨 일이든 세상사는 이치와 같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지요. 과정과 결과가 불가분의 관계인 것처럼 말이지요.

나무젓가락에 소시지를 끼우는 것은 온전히 원재와 지운이가 했습니다.

 
▲ 으깬 감자에 다진 당근을 넣고 합칩니다. 소금과 카레가루도 같이 섞었습니다.
ⓒ 강충민
 

 
▲ 소시지를 끼웠습니다. 끼운 소시지에는 밀가루를 한 번 굴립니다.
ⓒ 강충민
 
잘 쪄진 감자는 껍질을 벗겨 으깹니다. 나무주걱을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으깬 감자에 소금 약간과 카레가루를 넣습니다. (카레향이 싫다면 물론 넣지 않습니다.) 파슬리를 곱게 다져 넣어도 좋았겠지만 미처 그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소금과 카레가루를 넣어 같이 치댑니다.

당근을 같이 넣는데 당근은 색감도 좋고 씹는 감촉도 있으라고 으깨지 않고 칼로 입체감 있게 다졌습니다.

 
▲ 으깬 내용물을 소시지에 감싸고 모양을 잡아 줍니다. 손으로 꼭꼭 힘을 주고….
ⓒ 강충민
 
당근을 넣고 치댄 으깬 감자를 소시지에 감쌉니다. 소시지는 밀가루에 한 번 굴려주는데 으깬 감자가 잘 붙기 위함입니다. 으깬 감자를 손으로 푹 떠서 소시지에 감싸며 핫도그 모양처럼 만들어 줍니다. 원재와 지운이가 무척이나 재미있어 했습니다. 으깬 감자를 손으로 꾹꾹 누르며 감쌌습니다. 아무래도 밀가루 반죽을 대신하다보니 나중에 계란물을 입힐 때 떨어지지 않게 하려고요.

 
▲ 모양 잡은 핫도그에 튀김옷을 입힙니다.
ⓒ 강충민
 
이렇게 모양을 잡은 것을 밀가루, 계란물, 빵가루 순으로 튀김옷을 입힙니다. 간혹 새우튀김이나 돈가스를 만들 때 좀 부드러워지라고 계란물에 우유를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때 우유를 넣으면 농도가 약해져 애써 소시지를 감싸 안은 으깬 감자가 자꾸 이탈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우유를 넣으면 안 됩니다. 으깬 감자가 싫어합니다.

 
▲ 핫도그가 완성됐습니다. 우유 한 잔과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 그만입니다.
ⓒ 강충민
 
튀김옷으로 마무리 단장한 핫도그를 이제 프라이팬에 튀깁니다. 튀김용 프라이팬이 아니라 전을 지질 때 사용하는 바닥이 넓은 것을 사용합니다. 어쩌면 튀기는 것이 아니라 기름을 덜 사용하여 지진다는 표현이 맞겠습니다.

집에서 핫도그를 만들 때는 아무래도 소시지를 끼운 나무젓가락까지 기름에 튀겨지는데 이걸 피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름을 덜 사용하게 되어 요즘 부쩍이나 살빼기에 전력하는 각시에게도 도움이 되게 하려고요.

기름을 조금 두른 프라이팬을 중불로 달구고 핫도그를 넣고 살살 굴려가며 익힙니다. 중불로 했으니 겉의 표면도 타지 않고 모양도 예쁩니다. 어차피 속의 내용물은 이미 익혀져 있어 기름에 풍덩 빠지지 않아도 되니까요.

 
▲ 핫도그를 자른 단면입니다. 당근이 참 곱습니다. 머스터드소스를 얹어 먹어도 참 좋습니다.
ⓒ 강충민
 
이렇게 해서 감자크로켓핫도그를 완성했습니다. 취향에 맞게 케첩을 뿌려도 좋고 머스터드소스를 뿌려 먹어도 좋습니다. 우유 한 잔을 곁들여 원재와 지운이와 같이 먹으니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저녁식사가 되었습니다.

핫도그를 다 먹은 원재가 손가락을 꼽기 시작했습니다.

"응 내가 만든 요리를 세 보았어. 이제 감자크로켓핫도그도 추가하려고…."

제 물음에 이렇게 대답하며 뿌듯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 지운이 모습입니다. 부쩍 애교를 잘 떱니다. 딸 키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강충민
 
▲ 원재와 지운이가 맛있게 먹었습니다. 요즘 참 사이좋은 남매입니다.
ⓒ 강충민

이렇게 저녁을 먹고 병원에서 엄마 간호를 하는 각시와 밤교대를 하기 위해 애들과 같이 가며 만든 핫도그를 세 개 싸서 갖고 갔습니다. 당연히 각시에게 칭찬 받았습니다. 살 빼기 하는 터라 저녁을 굶을까 했는데 부담이 없겠다고요.

 
 
감자를 상자째 사면 싹이 나고 썩게 되어서 곤란해집니다. 이때 사과 한 알을 감자속에 넣으면 그 진행속도를 훨씬 더디게 해 줍니다. 오래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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