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문화-예산-총무 등 핵심 포스트에 여성 발탁...양기철 1년 교육 복귀서 또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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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13일 2021년 상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여성공직자 우대가 돋보이지만, 고시출신 공무원들이 여전히 외곽으로 돌고 있고 1년 직무대리 꼬리표의 국장급들이 줄을 이었다. / 그래픽 이미지=최윤정 기자 ⓒ제주의소리

관심을 모았던 2021년 제주도 상반기 정기인사의 베일이 벗겨졌다. 올해 상반기 제주도 정기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여성공무원'에 대한 상대적인 우대 인사로 귀결시킬 수 있다.

하지만 지방고시 출신 공무원들이 여전히 외각으로 떠돌고 있고, 소수직렬 국장들이 무더기 '직무대리' 체제로 1년을 보내게 됐다.

제주도는 13일 제주형 뉴딜 정책 등 민선 7기 후반기 도민 체감형 정책추진과 도정 성과 창출을 위한 2021년 상반기 정기인사를 예고했다.

인사규모는 승진 158명, 전보 378명, 신규 14명, 행정시 교류 94명 등 총 644명으로 예년과 비슷하다.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1년 출생)가 공직을 떠나면서 수년째 '승진 잔치'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국대과를 기조로,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정원을 감축하는 조직개편이 물건너 가면서 승진자는 축소되지 않았다.

제주도는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 여성공무원을 핵심 부서에 전진 배치했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서기관 장기교육을 떠났던 고춘화 서기관이 복귀하자마자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 직무대리로 직위 승진 배치됐다.

여기에 핵심 부서라고 할 수 있는 예산담당관에 김인영 여성가족청소년과장, 세정담당관 직대에 장지미 평화사업팀장을 직위 승진시켰다.

사무관급에선 총무팀장에 황경선 언론협력팀장, 정책기획관 조직관리팀장에 부미선 환경평가팀장이 각각 임명됐다.

제주도가 여성공무원에 대한 우대 인사라 자평할 만큼 상대적이긴 하나 여성공무원을 핵심 포스트에 파격 발탁한 모습이 뚜렷하다. 

반면 이번 인사에도 고시출신은 중용되지 못하고 외곽으로 발령됐다. 

일반직 공무원으로 가장 높은 직위라고 할 수 있는 양기철 이사관은 1년 동안 장기교육을 갔다왔지만, 자리가 없어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로 파견됐다.

외부로 돌던 오성률 서기관은 부이사관으로 승진했지만 기획단인 강정공동체사업추진단장 자리를 맡았다.

그나마 이상헌 공항확충지원단장의 경우 지역 안배와 안동우 제주시장의 요청에 따라 제주시 부시장으로 임명된 정도다. 

베이비붐 세대가 공직을 떠나는 시기가 끝나면 앞으로 1~2년 안에 승진적체 현상이 불보듯해 고시출신은 더욱 '천덕꾸러기' 신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건설국장과 농축산식품국장, 해양수산국장은 승진 연한(3년)이 안돼 모두 '직무대리'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이창민 도시건설국장 직대와 홍충효 농축산식품국장 직대, 양홍식 해양수산국장 직대는 서기관 승진을 한 지 2년 밖에 안돼 앞으로 직급승진을 하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연례행사인 상반기 정기인사이지만, 원희룡 지사가 대권도전을 위한 국민의힘 당내 경선참여를 선언한 시점에서 행정조직 안정화에 얼마나 무게중심을 둘 수 있을까에도 이목이 쏠렸던 인사다. 

그러나 이번에도 인재풀의 한계는 여전해 보인다. 역시 '인사가 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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