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제주일보 사설-교육감 기자회견 ‘의문’ 제기...한라일보 ‘침묵’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며 한동안 침묵을 지켰던 지방 언론이 김태혁 교육감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제민일보와 제주일보는 사설과 스트레이트 기사를 통해 교육감의 기자회견 내용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하고 나서 도민사회의 반향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 7일 도 교육청 인터넷 게시판에 인사비리 의혹이 폭로된 직후 9일자 ‘도교육청 d니사 파문’ 제하의 사설로 고발의 진실여부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던 제민일보는 그 후 한동안 이에 대해 침묵을 지켜오다 19일자에 ‘비리의혹은 밝혀져야’는 제목의 두 번째 사설을 실었다.

제민일보 “교육청 인사비리 의혹은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다.”

제민일보는 이 사설에서 “문제는 도교육청 인사비리 의혹은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 동안 제주교육공무원 사회에서 인사 때만 되면 수많은 잡음이 끊임없이 흘러 나왔던 게 사실이다”고 밝힌 후 “특히 상식을 뛰어넘는 일부 인사들에 대한 파격적인 인사는 교육계에서 화제가 돼 왔던 게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제민일보는 이어 “인사란 아무리 공정성을 기한다해도 완벽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불만이나 불평은 나올 수 있다”고 전제한 후 “그러나 최소한 투명성과 객관성은 있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인사비리 등 각종 의혹이 명확하게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구렁이 담 넘듯‘ 넘어간 기자회견 오히려 의혹만 더 키워”

제민일보는 또 이날 사회면 머릿기사로 ‘17일 교육감 기자회견까지 숨 가빴던 ’인사비리‘ 의록’이란 목으로 교육감 회견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석기사를 실었다.

제민은 이 기사에서 “교육감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상당수 교육공무원과 도민들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로 끝났다고 혹평했다”며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구렁이 담 넘듯’ 넘어가 오히려 의혹만 더 키웠다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고 지적했다.

이어 의문점으로 “교육감은 강 국장과 통화에서 ‘문제가 불거졌으면 도민과 교육가족들에게 죄송스럽다는 자기입장 표명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충고까지 한 점”아라며 “이는 사실상 인사파문의 책임을 강 국장에게 전가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또 “김 교육감은 승진인사에 보박사건 연루자가 포함된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고 했다. 교육가족이 도박사건으로 언론에까지 보도된 마당에 이 사건의 연루자가 ‘사무관’이란 자리에 오른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건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제주일보 “몇 마디 사과로 넘어가기에는 사태가 너무 중차대하다.”

제주일보는 김 교육감이 기자회견을 한 바로 다음날인 18일 신문에 ‘강병준 국장 죽음 헛되지 않게’란 사설로 교육감의 기자회견에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일보의 이날 처음으로 이 사건에 대한 사설을 실었다.

제주는 사설에서 “이제는 김태혁 교육감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말해야 한다”면서 “사실 김태혁 교육감은 교육청 인사비리 의혹으로 연일 제주도 지역이 떠들썩했지만 강병준 국장 자살 하루가 지날 때까지도 그에 대한 해결책은 물론, 도민들에 대한 일언반구의 사과나 해명조차 없었다.”고 나무랬다.

이어 “만약에 김태혁 교육감이 인사비리 의혹 제기 초기부터 교육행정의 수장답게 책임의식을 갖고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까지 내용을 밝히고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다면 고급 간부의 자살이라는 불행한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가정법을 쓴 후 “김태혁 교육감은 교육청에 대한 검찰 수사가 아니어도 인사 문제를 비롯한 모든 교육행정에 대해 고해성사로 털어 놓을 것은 털어놓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흥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도민들의 여론이다.”라고 강조했다.

제주일보는 마지막으로 “김태혁 교육감은 뒤늦게 어제야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에게 몇 마디 사과를 한 모양이다. 그런 식의 말만으로 넘어가기에는 사태가 너무 중차대하다.”며 교육감의 고해성사를 요구했다.

한라일보, 12일째 ‘침묵’

한편 제민,제주일보와는 달리 한라일보는 사건발생 12일이 다되도록 이번 사건에 대한 언론사의 견해를 나타내는 사설을 전혀 실지 않아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사건은 김태혁 교육감이 스스로 밝혔듯이 ‘미증유의 사태’임에도 한라일보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보려는 것인지, 아니면 교육계에 미치는 파장을 감안해 신중에 신중을 기하려는 것이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알다시피 사설(社說)이란 현안에 대한 언론사의 견해 또는 주의 주장을 펼치는 공간으로 흔히 그 언론사의 논조로 대변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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