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주일한국대사 기자간담회서 ‘정치적 해결’ 언급…“지난날 오류 반복 안 돼”

17일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화상 간담회를 개최한 강창일 신임 주일대사. 사진=YTN 영상 캡처.

제주 4선 국회의원(민주당) 출신 강창일 신임 주일본대한민국대사관 대사가 “사상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한일관계를 정치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창일 주일대사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금은 한일 국교 수립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과거와 달리 역사 갈등을 넘어 경제, 안보 분야까지 전선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지난날의 오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면서 “한일관계는 강제동원 배상 판결과 관련해 갈등이 진행 중이다. 그 속에 역사와 경제 문제가 뒤엉키면 두 국가 모두에 도움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1억 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과 관련, 일본에서 ‘한국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ICJ 제소 말고도 한일 협정문에 문제가 있으면 제3국에 중재를 맡기는 방법도 있다”고 답했다. 

또 강제동원 문제 해결책과 관련해선 “서로 명분과 원칙을 지켜가며 해결할 방법이 많다고 생각한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방안만 12가지”라면서 “법은 법이고, 이 같은 문제는 정치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대사는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압류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최악의 상황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서 한일 양국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신임장을 건네주며 한 당부도 소개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관계 정상화와 양국 협력체제 강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했다”며 “도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필요하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며,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도 만나 진솔하게 이야기 하고 싶다는 말도 전했다”고 밝혔다. 

오는 20일 출범하게 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관련해선 “미국은 한-미-일 삼각공조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가운데에서 한일 간 화해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강창일 신임 주일대사는 제주시 한경면(고산리) 출신으로, 오현고등학교과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동경대에서 동양사학 석사와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2004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제주시 갑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20대 총선까지 4연속 당선되며 중진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3선 당시 국회의 꽃이라고 하는 상임위원장(산업통상자원위원장)을 역임했는가 하면 일본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일본통’을 인정받아 한·일의원연맹 회장도 역임했다. 국회를 떠나서도 한·일의원연맹 명예회장 명함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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