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 시범학교’와 섬말(しまことば)의 정치성
‘표준어 시범학교’와 섬말(しまことば)의 정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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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예술칼럼, Peace Art Column] (40) 김동현
제주도는 평화의 섬입니다. 항쟁과 학살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은 더욱 간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주4.3이 그렇듯이 비극적 전쟁을 겪은 오키나와, 2·28 이래 40년간 독재체제를 겪어온 타이완도 예술을 통해 평화를 갈구하는 ‘평화예술’이 역사와 함께 현실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세 나라 세 섬의 예술가들이 연대해 평화예술운동을 벌이고 있어 이에 대한 창작과 비평, 이론과 실천의 공진화(共進化)도 매우 중요합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세 섬 예술가들의 활동을 ‘평화예술칼럼(Peace Art Column)’을 통해 매주 소개합니다. 필자로 국외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어 중어, 일어, 영어 번역 원고도 동시 게재합니다. [편집자 글]
1988년 5월 12일 제주신문. 

1980년대 초반 제주에서 표준어 시범학교가 지정, 운영된 적이 있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학교에서의 표준어 교육은 강압적이었다. 그 당시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이라면 ‘사투리’를 썼다는 이유로 야단을 맞았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체벌이 예사였던 시대라, 호되게 매를 맞았던 사람들도 있었다. 제주에서의 표준어 교육은 80년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다. 1960년대 제주도교육위원회가 발간한 '교육제주'라는 잡지에는 표준어 교육에 대한 논의들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까지도 학교 현장에서 ‘표준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신문보도까지 있는 것을 보면 표준어 교육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제주어 보존 조례가 제정되고, 제주어 보존 운동이 활발한 지금 사정에 비춰본다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랬다. 제주어는 투박하고, 거친 섬말일 뿐이었다. 문학평론가 송상일은 그런 섬말의 상황을 “공민권을 박탈당한 언어”라고 비유했다. 최초의 제주어 시집인 김광협(金光協)의 '돌할으방 어디 감수광'에 해설에는 표준어로서의 국어가 사실 수많은 방언들을 ‘소탕’한 하나의 규범이었다고 지적하면서 방언이 지닌 ‘번역’과 ‘반역’의 의미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가 말하는 ‘번역’이란 제주어를 표준어와 일대일로 완벽하게 대응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적한 것이자, 제주어로 말하고, 쓴다는 것에 담긴 표준어에 대한 저항을 말하는 것이었다.(여기에서는 제주어와 류큐어를 모두 섬의말, 섬말로 지칭한다)

표준어와 섬말의 대립은 오키나와도 사정이 마찬가지였다. 1879년 ‘류큐처분’ 이후 공통어(표준어)로서 일본어 교육이 광범위하게 실시된다. 섬말을 썼다는 이유로 팻말(방언찰)을 목에 두르는 망신주기 처벌도 이뤄진다. 나카자토 이사오(仲里効)는 '번역적 신체와 경계의 우울(飜譯的身體と境界の憂鬱)'이라는 글에서 1950년대 오키나와 학교에서 벌어진 ‘표준어 장려운동’의 장면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공통어는 일본인의 의무’, ‘방언은 진학에 불리’하다고 적힌 표어들이 붙혀진 교실의 풍경은 1980년대까지 표준어 교육이 강요되었던 제주의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제주어와 류큐어, 섬의 말들은 오랫동안 ‘불가촉 천민’의 언어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사정의 한편에는 방언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았다. 오키나와와 제주에서 이제는 섬말을 지키자는 운동이 일어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제주어를 보존하자는 운동이, 류큐어를 지키자는 외침이 단순히 어휘의 보존에만 국한되는 것일까. 제주와 오키나와에서 실시되었던 표준어 교육이 국가의 언어 규범을 내면화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제주어와 류큐어에 대한 관심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소멸 위기 언어’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라지는 말을 수집하고,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국어라는 규범 자체가 만들어내는 단단한 정치성에 대한 도전 없이는 여전히 ‘촌스러운 섬말’이라는 자기 비하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공식 문서나, 공식 석상에서 제주어로 말하고 쓰는 일이 아직도 어색하다면 그것은 ‘촌스러운 섬말’이라는 자기 검열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섬말은 국어의 내부를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 존재했던 것이 아니다. 섬의 말들은 섬의 시간이자 섬의 기억이었다. 그것은 표준어로는 말할 수 없고, 번역할 수 없는 언어들이었다. 표준어를 풍요롭게 만드는 언어가 아니라 표준어와 다르게 말해왔던 섬의 기억들이었다. 

지금에야말로 ‘언어는 가장 정치적이다’라는 명제로 되돌아가야 한다. 박제화된 언어가 아니라 살아 숨쉬는 언어를 우리의 일상에 새겨넣어야 한다. 육지의 시각에서 벗어나 섬의 시선, 섬의 언어를 되찾는 정치적 선언이 동반되어야 한다. ‘더 많은 욕망’을 지향하는 서울-표준어의 세계를 거부해야 한다. 우리를 오랫동안 붙잡았던 자기비하와 자기검열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 높은 빌딩, 더 넓은 도로, 더 많은 돈, ‘더더더’ 육지를 닮아가려는 성장우선주의 언어를 섬의 말로 다시 써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섬말의 복원이다.

# 김동현

문학평론가. 제주에서 태어났다. 제주대학교 국문과와 한신대 문예창작대학원, 국민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지은 책으로는 《제주, 우리 안의 식민지》, 《제주, 화산도를 말하다》(공저), 《재일조선인 자기서사의 문화지리》(공저) 등이 있다. 한때 지역신문 기자로 일하기도 했다. 지금은 제주, 오키나와를 중심에 두고 지역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제주 MBC, 제주 CBS 등 지역 방송 프로그램에서 시사평론가로, 제주민예총에서 정책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Politics of 'Standard Language model School' and 'Islands Languages:Shima-kutuba'
Kim Dong-hyun, Literary Critic

In the early 1980s, a standard language pilot school was designated and operated in Jeju. At the time, standard language education in schools was coercive. Anyone who went to school in those days would have been scolded for speaking with an "accent”. Some were beaten severely because corporal punishment was the norm in those days. Standard language education in Jeju was not limited to the 80s. In the 1960s, the Jeju Provincial Board of Education published a magazine called "Jeju Education” in which there was a lot of discussion about the teaching of the standard language. Even until 1988, the year of the Seoul Olympics, there was even a newspaper report on the need to strengthen standard language education at the school site. This is incomprehensible in light of the current situation where the Jeju Language Preservation Ordinance was enacted on May 12, 1998 and the movement to preserve the Jeju language has become so active.

But that was then. The Jeju language was nothing but a crude, rough, island language. Literary critic Song Sang-il likened the situation in such an island language to "a language deprived of citizenship." In the commentary on Kim Gwang Kyo's poetry collection " Tolharubang, where are you going", which was written in Jeju-language for the first time, he pointed out that the national language as a standard language was actually one norm that "swept away" numerous dialects, referring to the meaning of "translation" and "rebellion" that dialects possess. The "translation" he refers to was a way of pointing out the limitation of the standard language in that it does not have a perfect one-to-one correspondence with  Jeju language, and the word "rebellion" was an expression of the resistance to the standard language by speaking and writing in Jeju. (In this paper, both Jeju and Ryukyuan are referred to as "Shima-kutuba," the language of the islands.

The conflict between the standard language and "Shima-kutuba" was the same in Okinawa, where Japanese language education as a common language (standard language) was widely implemented after the "Ryukyu Disposition" in 1879. There were punishments such as hanging tags around the neck of a student for using their own language: Shima-kutuba. NAKAZATO Isao introduced in detail the scene of the "Standard Language Encouragement Campaign" held in Okinawan Schools in the 1950s in his article, "The Depression of Translational Body and Boundary."  The view of the classroom with slogans such as "common language is a Japanese obligation" and "Dialects are disadvantageous for higher education," is not much different from the situation in Jeju, where standard language education was forced until the 1980s.

Jeju and Ryukyuan languages-"Shima-kutuba '' has long been treated as the language of the Untouchable. However, in spite of this, there has been a lot of attention in the dialects. It is inspiring that there is a movement in Okinawa and Jeju to preserve Shima-kutuba for the future. However, is the movement to preserve Jeju language and the call for preservation the Ryukyuan language limited to just keeping the vocabulary? If standard language education implemented in Jeju and Okinawa internalized national language norms, how should we understand the current interest in Jeju and Ryukyuan languages? It is not enough to explain that it should be protected because they are endangered languages. Collecting, recording, and remembering disappearing words is also important. However, without challenges to the solid political nature created by the norm of the national language itself, we still cannot escape from the self-deprecation of "lowly sama-kutuba".  If it is still awkward to speak and write in Jeju language in official documents or in official appearances, it means that it has not escaped the self-censorship of "nasty island language." Shima-kutuba do not exist to enrich the interior of the national language. Shima-kutuba is "island time" and "island memory". It is a language that cannot be translated and spoken in standard language. It is not a language that enriches the standard language,but a memory of the island told in a language that had been spoken in  a different narrative from the standard language.

Now is the time to return to the proposition that language is most political. We should engrave a living and breathing language in our daily lives, not a stuffed language. It should be accompanied by a political declaration that deviates from the view of the island and regains the Shima-kutuba. We should reject the world of Seoul-Standard language, which aims for 'more desire.' We must escape the self-deprecation and self-censorship that has held us for a long time. We must rephrase the growth-first language of taller buildings, wider roads, more money, and "more, more, more," which is similar to the language of the land (peninsula), in Shima-kutuba. That means the true restoration of Shima-kutuba.


'標準語モデル校>と<しまくとぅば'の 政治性

金東炫(キム·ドンヒョン) 文学評論家

1980年代はじめ、済州で標準語試験学校が指定・運営されたことがあった。当時、学校での標準語教育は強圧的だった。その頃学校に通っていた人は誰でも「訛って」話したという理由で叱られたことがあるだろう。体罰が当たり前の時代だったので厳しく殴られた人もいた。済州での標準語教育は80年代に限ったことではなかった。1960年代に済州道教育委員会が発刊した『教育済州』という雑誌には標準語教育に関する議論がよく見られる。ソウル・オリンピックが開かれた1988年までに学校現場で「標準語教育を強化しなければならない」という新聞報道まであるのを見れば標準語教育の強度を推し量ることができる。済州語保存条例が制定され、済州語保存運動が活発な現在の状況に照らすと理解できないことだ。

*写真:1988年5月12日済州新聞 

しかし、あの時はそうだったのだ。済州語は、粗悪で荒っぽい、島の言葉に過ぎなかった。文学評論家のソン・サンイルは、こうした状況にある島の言葉を「公民権を剥奪された言語」と喩えた。初の済州語詩集であるキム・ギョンヒョムの「トゥルハルバンよ、どこへ行く」の解題で彼は、標準語としての国語とは実は多くの方言を「掃討」した一つの規範だったと指摘し、方言が有する「翻訳」と「反逆」の意味について言及した。彼の言う「翻訳」とは、済州語を標準語は完璧に一対一対応できないという限界を指摘したものであり、「反逆」とは済州語で話し書くことに込めた標準語に対する抵抗を示すものだった。(本稿では済州語と琉球語をどちらも島の言葉:<しまくとぅば>とする)

標準語と<しまくとぅば>の対立は、沖縄でも同じ事情だった。1879年の<琉球処分>以降、共通語(標準語)としての日本語教育が広範囲に実施されるようになった。<しまくとぅば>を使ったという理由で札を首から下げさせてさらし者にするような処罰もなされた。仲里効は『翻訳的身体と境界の憂鬱』という論考で、1950年代の沖縄の学校で行われた「標準語励行運動」の場面を詳しく紹介している。「共通語は日本人の義務」「方言は進学に不利」と書いた標語が貼り付けられた教室の風景は、1980年代まで標準語教育が強要された済州の事情とさほど変わらない。

済州語と琉球語―<しまくとぅば>は長い間、<不可触賤民>の言葉として扱われてきた。だがこのような事情の一方で、方言に対する関心も少なくなかった。沖縄と済州で、これからは<しまくとぅば>を守っていこうという運動が起こるのは鼓舞的なことだ。しかし、済州語を保存する運動、琉球語を守ろうという叫びは、単に語彙の保存だけのことなのか。済州と沖縄で実施された標準語教育が国家の言語規範を内面化するものだったなら、済州語と琉球語に対する現在の関心はどのように理解すべきか。「消滅危機言語」だから守らなければならないという説明だけでは足りない。消える言葉を収集し、記録し、記憶することも重要だ。しかし、国語という規範自体が作り出す強固な政治性に対する挑戦なしには、依然として「野卑な<しまくとぅば>」という自己卑下から脱することはできない。公文書や公式の場で済州語を話し書くことがまだ不自然であれば、それは「野卑な<しまくとぅば>」という自己検閲から逃れていないことを意味する。<しまくとぅば>は国語の内部を豊かにするために存在したのではない。<しまくとぅば>は「島の時間」であり「島の記憶」だ。それは、標準語で話そうにも話せず、翻訳不可能な言語だ。標準語を豊かにする言語なのでなく、標準語と異なる語りで語られる島の記憶なのだ。

今こそ<言語は最も政治的だ>という命題に戻らなければならない。剥製化された言語でなく、生きた言語を私たちの日常に留め入れなければならない。陸地(半島)の見地を脱し、島の視線、島の言語を取り戻す政治的宣言が伴われなければならない。<より多くの欲望>を志向するソウル―標準語の世界を拒否しなければならない。私たちを長い間とらえてきた自己卑下と自己検閲から脱しなければならない。さらに高いビル、もっと広い道路、より多くの金、<もっと、もっと>という陸地(半島)と相似する成長優先主義の言語を、島の言葉で再び言い換えなければならない。 それこそが真の<しまくとぅば>の復活だ。

※ 중국어 원고는 추후 게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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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에 해야지 2021-01-19 15:33:58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그나마 문체부 통해 국가적으로 움직여서 다행이지 어쩔 수 없다해도 최소한 표준이라도 제정하자
115.***.***.218

ㅇㅇ 2021-01-19 14:11:47
어차피 제주시내 아이들은 거의 안쓴다. 서귀포나 읍면지역 아이들이나 쓰지
123.***.***.202

탐라 2021-01-19 09:49:26
게난 제주특별자치도를 탐라국으로 독립하자구요.
175.***.***.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