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삼춘’의 서귀포 마을 이야기 ‘그땐 그랬지’ 
제주 ‘삼춘’의 서귀포 마을 이야기 ‘그땐 그랬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귀포시 마을활력과-마을보물발굴단, 지역민의 귀중한 마을 이야기 담은 책 발간
서귀포시 마을활력과와 마을보물발굴단이 펴낸
서귀포시 마을활력과와 마을보물발굴단이 펴낸 "삼춘들에게 듣는 서귀포 마을이야기 '그땐 그랬지'". ⓒ제주의소리

잊혀가는 추억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지역주민들의 마을 이야기를 발굴해 책으로 펴낸 행정의 의미 있는 시도가 있어 주목된다.

서귀포시 마을활력과는 서귀포지역 마을에 담긴 이야기를 발굴해 ‘삼춘들에게 듣는 서귀포 마을이야기 그땐 그랬지’를 펴냈다. 글 이재근, 그림 이행석, 디자인 신지영이다.

책은 서귀포시 마을활력과가 주재하고 이재근 지속가능도시와마을연구소 소장을 중심으로 한 마을보물발굴단이 내용을 만들었다. 개인이나 장소에 대한 이야기가 마을의 새로운 가치나 보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의 단면을 시험해보려는 시도다.

행정이 나서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기억으로의 마을 자산을 발굴해 기록으로 남기고 공동체적 의미를 되살릴 수 있는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책 머리에서 작가는 “마을보물단 발굴이라는 작지만 실험적인 시도로 마을 장소에 대한 기억과 이야기를 발굴해서 남겨보려는 노력”이라며 “주변에 많은 이야기가 존재하고 일부는 마을에 가치 있는 스토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결과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고 소개한다. 

이어 “책을 통해 개인의 작은 이야기나 장소에 대한 추억이 마을의 중요한 보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면서 “이 같은 책자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되고 회자 돼 진정한 지역의 보물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한다.

책은 △군산에서 보낸 어린시절, 진지동굴 탐험놀이 △아름다운 안덕 창고천의 슬픈 이야기 △고구마 전분공장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추억 △학교 건립에 앞장선 해녀이야기 ‘학교바당’ 등 네 사람의 이야기가 담겼다. 

‘군산에서 보낸 어린시절, 진지동굴 탐험놀이’는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 ‘군산오름’에 담긴 이승훈 창천리 이장의 이야기다. 

호기심 가득한 어린 시절 일본군이 전쟁 용도로 파놓은 동굴을 탐험하며 담력을 쌓고, 동굴 안 박쥐를 잡는 등 이른바 ‘탐험놀이’를 펼친 무용담이다. 고무신으로 횃불을 만들고 동굴 끝까지 들어가는 탐험일기는 당시 기억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아름다운 안덕 창고천의 슬픈 이야기’는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의 창천교 인근에서 살던 할머니가 태풍 피해로 외손주를 잃는 가슴 아픈 사연이다.

작가는 “창고천을 걷거나 지날 때가 있으면 이 같이 슬픈 사건을 당한 이들을 기억하고 아픔을 당한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마음을 같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이어 ‘고구마 전분공장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추억’은 60~70년대 서귀포시 대정지역에서 중요한 산업 기능을 담당한 고구마에 담긴 기억이 풀어진다. 지역의 분위기 묘사와 함께 당시 생활상이 고스란히 전해지기도 한다. 

고구마를 싣고 공장으로 이동하는 트럭의 뒤꽁무니를 쫓아 트럭 삼촌이 던져주는 고구마를 받거나, 밭에 남아있는 ‘파치’를 모아 전분공장에 가져간 뒤 용돈 벌이를 한 꽤 쏠쏠한 기억들이 담겼다. 

‘학교 건립에 앞장선 해녀이야기’는 1946년 개교한 ‘온평초등학교’ 신축을 돕기 위해 고생스럽게 물질한 미역 수익금을 전액 기부한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 해녀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해녀들은 다른 마을과 경계에 있는 바다를 ‘학교바당’이라고 정해 함께 작업하고 그곳에서 나온 미역을 팔아 생기는 수익금을 학교 신축 기금으로 내놓았다. 1958년까지 이어진 이들 덕분에 학교가 새롭게 지어지고 좋은 환경에서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었다.

책을 집필한 이재근 지속가능도시와마을연구소장은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마을 자원을 찾고 아카이빙 하는 활동들은 많은 기관이나 단체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시점이 너무 과거인 데다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것 같아 소소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담아보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살아계신 분들의 소소한 과거 이야기를 발굴하고 이런 이야기도 마을 보물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책으로 만들게 됐다”면서 “다른 마을에서도 재미난 이야기들을 발굴해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책을 펴낸 서귀포시 마을활력과는 마을만들기 사업을 담당하며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사업이나 공동체프로그램, 실험 등 공동체 활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거나 수익모델을 만들어내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57쪽, 엠지디자인, 비매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