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충룡 의원 성소수자 혐오 발언 논란 입장문 반박 “여전히 혐오 발언 있어”

제주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성소수자 혐오 발언 논란에 따라 심심한 유감을 표한 국민의힘 강충룡 도의원(송산·효돈·영천동)을 규탄했다.

제주지역 19개 단체·정당이 모인 제주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20일 성명을 내고 “성소수자를 혐오하지 않는다면서 입장문 내용에는 여전히 혐오를 담고 있는 강충룡 도의원의 입장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지난해 12월 23일 제주도의회 제39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제주학생인권조례 찬반 토론 중 “저는 동성애, 동성애자 싫어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따른 논란이 발생하자 강 의원은 지난 18일 “성소수자를 혐오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혐오하는 마음을 조금도 가지고 있지 않다. 본의 아니게 오해를 불러 일으킨 점에 대해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는 입장문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강 의원의 입장문에는 ‘동성애 확대를 염려하고 있는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 위해 도입부에서 한 내용’, ‘유아·청소년기 동성애가 확대될 수 있는 조건이나 환경을 법·제도적으로 조성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등 성소수자 혐오 내용이 여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정성 있는 사과는 없었고, 스스로를 변명하기에 급급했다. 입장문을 내는 과정에서 다시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남발하면서 오해가 오해가 아니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동성애는 가르칠 수 있는 것도, 질병도 아니다. 여러 연구와 인권 운동을 통해 동성애가 세계보건기구(WHO) 질병 목록에서 삭제된 것이 1990년 5월 17일의 일이다”라며 “하지만 지금도 동성애가 질병이라는 비상식적 오해로 수많은 성소수자가 전환치료와 사회적 배척이라는 폭력에 노출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존재를 부정당해야 하는 시민은 없다. 여전히 혐오를 담고 있는 강 의원의 입장문에 대해 제주도의회 좌남수 의장에게 도의회 차원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참여 단체와 성명 전문.

△강정친구들 △곶자왈사람들 △민주노총제주본부 △서귀포시민연대 △전교조 제주지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 △정의당제주도당 △제주DPI △제주녹색당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제주통일청년회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진보당제주도당 △평화민주인권교육인

[전문] 강충룡 도의원의 성소수자 혐오 발언 관련 입장표명에 대한 제주차별금지법제정연대 성명

1월 18일, 제주도의회는 <강충룡 도의원 성소수자 혐오 발언 오해에 대한 입장>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작년 12월 23일 제주도의회 본회의 임시회에서 강충룡 의원(국민의힘, 공산동·효돈동·영천동)이 “저는 동성애, 동성애자 싫어합니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그러나 강충룡 도의원이 내놓은 입장문에는 “동성애 확대를 염려하고 있는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 위해 도입부에서 한 내용”, “유아·청소년기에 동성애가 확대될 수 있는 조건이나 환경을 법·제도적으로 조성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등의 성소수자 혐오를 반복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진정성 있는 사과는 부재했고, 스스로를 변명하기에 급급했으며, 이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남발함으로서 ‘오해’가 ‘오해’가 아니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강충룡 의원의 견해와는 달리, 동성애는 가르칠 수 있는 것도, 질병도 아니다. 1977년 성소수자 인권운동가로서 최초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시정 감시관으로 당선된 하비 밀크는 동성애자 교사를 퇴출시키는 법안을 추진하는 정치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동성애를 어떻게 가르치나요. 저는 이성애자 부모 사이에서 자라고, 이성애자 선생님에게 배웠고, 지독한 이성애자 사회에서 자랐습니다. 그럼 저는 왜 동성애자가 된 것인가요?' 

이후로도 이어져 온 여러 연구와 인권 운동을 통해 동성애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질병 목록에서 삭제된 것이 1990년 5월 17일의 일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동성애가 질병이라는 비상식적인 오해로 인해 수많은 성소수자들이 전환치료와 사회적 배척이라는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존재를 부정당해야 하는 시민은 없다. 제주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성소수자를 혐오하지 않는다면서 그 내용에서는 여전히 혐오를 담고 있는 강충룡 도의원의 입장을 규탄한다. 또한, 제주도의회 좌남수 의장에게 도의회 차원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 마지막으로 정당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게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

2021.01.20.
제주차별금지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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