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립미술관이 보존 처리한 김인지 작가의 작품. 제공=제주도.
제주도립미술관이 보존 처리한 김인지 작가의 작품. 제공=제주도.

제주도립미술관(관장 이나연)은 서양화가 故 김인지의 훼손된 작품을 자체 보존 처리했다고 밝혔다.

도립미술관 문화예술공공수장고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작고작가 김인지 선생의 훼손 미술품 2점에 대한 보존 처리를 최근에 마쳤다. 앞서 도립미술관은 공립 기관에서 이관·관리되는 작품 중 훼손 정도가 심하고, 지역 미술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고 작가의 작품을 우선적으로 보존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미술품 보존 처리실을 갖추고 야외 조각품을 보존 처리한 바 있다.

이번에 보존 처리한 김인지의 유화 2점은 1953년에 제작된 작품으로 제주 풍경을 담고 있다. 김인지 화가는 1934년 동경사범학교 도화강습과를 수료하고 조선미술전람회 양화부문 입선을 시작으로 다수의 공모전 수상과 1955년 제주도미술협회 결성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제주 최초의 서양화가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김인지 유화 작품은 특성상 온도와 습도의 변화에 민감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면서 그림 표면이 변형되는 등 손상이 컸다. 상태 조사 결과 천찢김, 물감 색 변질과 갈라짐, 화면 찢김, 물감층 떨어짐은 기본이고 곰팡이와 백화 현상도 나타났다.

보존 처리는 작품별 상태 조사, 기술 자문, 훼손 부위 접합, 클리닝, 그림층 접착과 메움, 색맞춤의 수복 과정을 거치며 약 6개월간 진행했다. 작품의 망실된 액자는 1950년대 당시의 액자를 참고해 동일한 재료와 방법을 이용해 재현했다. 

보존 처리 과정을 통해 당시의 밑바탕칠과 안료를 직접 제작해야 했던 열악한 작가의 작업 조건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는 게 도립미술관 측의 설명이다. 

변종필 제주현대미술관장은 “그동안 손상된 미술품 보존 처리를 위해 육지로 보내야하는 운송 절차와 관리의 어려움을 일정부분 해소하게 됐다”면서 “자체 복원된 작품은 다음달 2월에 도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제주작고작가 김인지展’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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