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밤 8시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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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운명이 결정될 '도민 여론조사'가 18일 오후 8시 발표된다. 결과에 따라 그동안 이어져 온 도민사회 갈등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이미지=최윤정 기자] ⓒ제주의소리

제주 제2공항 사업의 운명을 가를 도민사회 초미의 관심사인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가 18일 오후 8시 최종 발표된다. 결과에 따라 도민사회 첨예한 갈등을 매듭지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수년간 이어져 온 도민사회 갈등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도내 다양한 단체들도 도민사회 갈등 해소를 위해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강조하고 있다. 

2019년 11월 19일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제주 제2공항 문제에 대해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 힘들다. 도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며 도민 선택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도와 도의회 역시 여론조사를 추진하기 위해 합의한 ‘제2공항 사업 관련 도민 의견수렴 합의문’에서 “도민 의견수렴 후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와 “앞으로 제주 제2공항 관련 갈등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노력한다”는 항목을 명시했다. 

제주지역 대학교수들도 지난 3일 ‘제주제2공항 문제의 갈등이 종결되기를 바라는 제주지역 대학교수 111인 선언’을 통해 성명을 내고 “이번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모든 도민과 단체들이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도민 여론조사를 통한 갈등 해결 방식에 찬성한다. 그것만이 지난 5년 동안 찬반갈등으로 점철되고 분열돼 온 도민사회를 통합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 역시 이번에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도민 의견을 제2공항 정책 결정에 반영하겠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제주도에서 공문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보내오면 제주도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 등을 거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했다. 

찬반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피로감 속에서 제주도민 역시 여론조사 결과를 국토부가 받아들여 갈등을 끝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았다. 

지난해 12월 24, 25일 KBS제주가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진행한 ‘제2공항 여론조사에 따른 도민 인식’ 여론조사에서는 ‘국토부가 전체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65.1%로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이 같은 결과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갈등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제2공항 갈등까지 이어지면서 피로감을 해소하고 도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달라는 뜻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여론조사를 앞두고 [제주의소리]가 보도한 ‘“제2공항? 묻지마요”...여론조사 앞두고 뒤숭숭한 성산마을’에서 성산읍 한 주민은 “난 그런 머리 아픈거 잘 몰라. 저기 젊은 사람들에게나 물어보라”면서 갈등에 피로감을 느끼고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4일 오후 제2공항 백지화를 촉구하는 성산읍 종주 삼보일배를 진행하고 있는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제주의소리
지난 2월 4일 오후 제2공항 백지화를 촉구하는 성산읍 종주 삼보일배를 진행하고 있는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4일 오후 제주 제2공항 찬성 선전전을 갖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건설촉구 범도민연대. ⓒ제주의소리
지난 4일 오후 제주 제2공항 찬성 선전전을 갖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건설촉구 범도민연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 제2공항 건설 찬반 단체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반대 단체의 경우 전 도민 대상 여론조사이기 때문에 결과를 승복한다는 입장이나, 찬성 단체는 애당초 여론조사를 반대해 왔다며 찬성이 높지 않을 경우 갈등의 씨앗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강원보 제주제2공항반대 성산읍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도민이 제주도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취지에서 이뤄진 전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애당초 우리가 요청한 것이고, 승복해야 도민사회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기에 전 도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다. 다만 행정이 개입했다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진행됐다는 것이 확인될 경우는 무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 전망 관련 질문에는 “성산읍 자체조사는 제주도의 참고용 장치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면서 “전 도민 여론조사는 제주도민분들이 현명한 만큼 반드시 제주를 지키는 반대에 투표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예측했다. 

오병관 제주 제2공항 성산읍 추진위원회 위원장 역시 통화에서 여론조사 전망에 대해 “성산읍 주민 대상 조사는 찬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도민 전체 조사는 오차범위 안에서 왔다갔다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대답했다.

결과에 따른 승복 여부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여론조사에 반대했는데 결과에 승복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여론조사 결과는 참고가 될 것이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찬성으로 결론 나면 모든 것이 끝나고 갈등도 해소되겠지만, 반대가 높을 경우 새로운 갈등의 시작이 될 수 있다”라면서 “조사 자체는 반대측의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이고 그런 것이 염려돼 처음부터 여론조사를 반대해온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여론조사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KBS, MBC, JIBS, KCTV, CBS, 연합뉴스, 제민일보, 제주일보, 한라일보)의 컨소시엄으로 진행됐다. 

도민 2000명과 성산읍 주민 500명에게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제주도는 결과를 국토교통부에 공식 도민 의견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이번 여론조사가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합의에 따라 이뤄진 만큼 찬반 어느 한쪽에서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도민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갈등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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